스톡옵션 풀이 얇아진 상태에서 핵심 인력에게 보상을 약속해야 할 때, 지분을 내주지 않는 팬텀스톡이 먼저 검토됩니다. 그런데 이 선택은 캡테이블을 지키는 대신 손익계산서를 내놓는 거래입니다. 회사 가치가 오를수록, 이미 부여해 둔 보상의 비용이 매년 다시 커지기 때문입니다.
💡 한 줄 요약 —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약정한 주식기준보상은 자본이 아니라 부채이고, 그 부채는 결제될 때까지 매 결산마다 다시 측정됩니다. 그래서 다음 라운드 밸류가 오르면 이미 부여한 팬텀스톡의 비용이 그 해에 또 늘어납니다. 세법이 이 지급액을 손금으로 받아 주는 문에는 발행주식총수 10%라는 한도와 네 가지 요건이 따로 걸려 있습니다.
📋 목차
현금으로 주기로 한 순간, 그 약정은 자본이 아니라 부채입니다
팬텀스톡과 주가차액보상권은 주식을 실제로 주지 않고, 주식 가치나 미리 정한 기준가를 넘는 주가 상승분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정입니다. 설계 방식은 회사마다 제각각이지만 회계에서는 한 칸에 들어갑니다. K-IFRS 제1102호 문단 31은 주가차액보상권을 현금결제형의 예로 들고, 주식을 받을 권리를 주면서 반드시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종업원 선택으로 현금 상환할 수 있게 한 약정도 같은 칸에 넣습니다. 이름이 무엇이든 결제 수단이 현금이면 이 절이 적용됩니다.
그 절의 첫 문단이 제도 전체의 성격을 정합니다. 문단 30은 이렇게 씁니다.
현금결제형 주식기준보상거래의 경우에 제공받는 재화나 용역과 그 대가로 부담하는 부채를 부채의 공정가치로 측정한다(다만 문단 31~33D의 제약을 받음). 또 부채가 결제될 때까지 매 보고기간 말과 결제일에 부채의 공정가치를 재측정하고, 공정가치의 변동액은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
두 문장에 세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첫째, 자본이 아니라 부채입니다. 둘째, 그 부채는 한 번 측정하고 끝나지 않고 결제될 때까지 매 결산일에 다시 측정됩니다. 셋째, 다시 측정해서 달라진 금액은 자본 안에서 소화되지 않고 그 해의 손익으로 나갑니다.
비용을 인식하는 기간은 문단 32가 정합니다. 근무용역을 제공받는 기간에 인식하므로, 3년 근무 조건이면 3년에 걸쳐 나눠 인식하고, 부여하자마자 가득되는 약정이면 즉시 전액을 인식합니다. 그리고 문단 33이 측정 시점을 못 박습니다. 부여일과 매 보고기간 말, 그리고 결제일에 공정가치로 측정하며, 이때 옵션가격결정모형을 사용합니다.
주식결제형과의 차이가 여기서 갈립니다. 주식으로 결제하는 스톡옵션은 부여일 공정가치로 측정하고 그 값이 고정됩니다. 부여 후 주가가 열 배가 되든 반토막이 되든 인식할 총 보상원가는 바뀌지 않습니다(스톡옵션 회계 미루면). 현금결제형은 고정되지 않습니다. 이 한 가지 차이가 아래의 모든 결과를 만듭니다.
M&A에서 미행사 스톡옵션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것과 혼동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쪽은 거래 국면에서 한 번 일어나는 정산이고(ma 스톡옵션 현금정산), 팬텀스톡은 결제일까지 매 결산마다 작동하는 상시 제도입니다.
회사가 잘될수록 그 해 비용이 커집니다
숫자로 보면 규모가 보입니다. 2026년 초에 팬텀스톡 100단위를 부여하고, 기준가를 주당 10,000원으로 정하고, 3년 근무 조건을 붙였다고 하겠습니다. 결제는 2029년 초에 현금으로 합니다. 라운드가 잘 돌아 주가가 매년 올랐다고 가정합니다. 계산을 단순하게 하려고 단위당 보상액은 주가에서 기준가를 뺀 금액(내재가치)으로 잡았습니다. K-IFRS의 옵션가격결정모형으로 측정하면 결제 전 연도의 숫자에 시간가치가 반영되어 달라지지만, 결제일에 누적액이 실제 지급액과 같아진다는 결론은 같습니다.
| 시점 | 주가 | 단위당 보상액 | 누적 인식 부채 | 그 해 비용 |
|---|---|---|---|---|
| 2026년 말 | 16,000원 | 6,000원 | 200,000원 | 200,000원 |
| 2027년 말 | 25,000원 | 15,000원 | 1,000,000원 | 800,000원 |
| 2028년 말(가득) | 40,000원 | 30,000원 | 3,000,000원 | 2,000,000원 |
| 2029년 결제 | 40,000원 | 30,000원 | 현금 3,000,000원 지급 | 0원 |
같은 약정을 주식결제형으로 설계했다면 어땠을까요. 부여일 단위당 공정가치가 4,000원이었다면 총 보상원가는 400,000원으로 고정되고, 3년에 걸쳐 매년 약 133,000원씩 인식하고 끝납니다. 현금결제형에서는 같은 100단위가 3,000,000원이 됐습니다. 차이는 회사가 잘못돼서 생긴 것이 아니라 회사가 잘돼서 생겼습니다.
문단 33D는 이 구조의 끝을 이렇게 닫습니다. 궁극적으로 인식되는 누적금액은 실제 현금지급액과 같아집니다. 즉 회계가 매년 하는 재측정은 총액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결제일에야 확정되는 총액을 미리 나눠 담는 작업입니다. 총액을 모르는 상태에서 나눠 담으니 매년 추정치가 바뀌고, 바뀐 만큼이 그 해 손익을 흔듭니다.
가득조건은 두 갈래로 갈려 들어갑니다. 매출이나 이익 목표처럼 시장조건이 아닌 가득조건은 공정가치 계산에 넣지 않고, 부채 측정에 포함하는 권리의 수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반영합니다(문단 33A·33B). 반면 목표 주가처럼 시장조건에 해당하는 것과 비가득조건은 공정가치 자체에 반영하고 매 보고기간 말 재측정할 때도 다시 반영합니다(문단 33C). 실무에서 틀리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성과 미달을 공정가치 할인으로 처리해 버리면 수량 조정과 이중으로 반영됩니다.
방향은 rcps 부채 역설에서 본 것과 같습니다. 부채로 분류된 조건부 약정은 기업가치가 오를 때 손익계산서를 나쁘게 만듭니다. 그때는 상환전환우선주였고, 이번에는 보상 제도입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측정 방법이 하나 더 열립니다
여기까지가 K-IFRS입니다. 그런데 비상장 스타트업 상당수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합니다. 이쪽에는 K-IFRS에 없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19.26은 K-IFRS 문단 30과 사실상 같은 문장입니다. 부채의 공정가치로 측정하고, 결제될 때까지 매 보고기간말과 최종결제일에 재측정하며, 변동액을 보상원가로 처리합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문단이 문을 하나 더 엽니다.
현금결제형 주식기준보상거래와 관련된 부채를 내재가치로 측정할 수 있다. 부채를 내재가치로 측정하는 경우에도 부채가 결제될 때까지 매 보고기간말과 최종결제일에 부채의 내재가치를 재측정하고 내재가치의 변동액은 보상원가로 회계처리한다. (19.28)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이 대비를 놓치면 안 됩니다. 같은 기준서가 주식결제형에서는 내재가치 측정을 “매우 예외적이지만 부여한 지분상품의 조건이 매우 복잡하여 측정기준일 현재의 공정가치를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없는 경우”로만 허용합니다(19.19). 현금결제형에서는 그 관문 없이 열어 둔 것입니다.
실무 결과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회사는 팬텀스톡 부채를 주가에서 기준가를 뺀 차액으로 계산해도 됩니다. 옵션가격결정모형을 돌려 기대주가변동성과 기대존속기간을 추정하는 작업이 빠지므로, 위 표의 계산이 그대로 결산 숫자가 됩니다. 둘째, 재측정 의무는 조금도 줄지 않습니다. 측정 방법만 간단해지고 매 결산 다시 계산하는 구조는 동일합니다. 편해지는 것은 평가 작업이고, 변동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도 이 부분은 덜어 주지 않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 31.8은 주식결제형 주식기준보상에 대해서는 지분상품이 실제로 행사되거나 발행될 때까지 회계처리를 하지 않을 수 있게 하지만, 현금결제형에는 그런 특례를 두지 않았습니다. 이 특례를 쓰는 회사라면 스톡옵션은 비용 없이 지나가는데 팬텀스톡만 매 결산 부채로 잡히는 셈입니다.
그래서 K-IFRS 전환을 계획한 회사에는 순서가 하나 생깁니다. 전환하는 해에 팬텀스톡이 살아 있으면 측정 기준이 내재가치에서 옵션가격결정모형으로 바뀌고, 그 변경분이 전환 시점에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세법의 문은 지급할 때 열리고, 그 문에 10% 한도가 걸려 있습니다
회계가 매년 비용을 인식한다고 해서 세법이 매년 손금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가 손비의 범위를 열거하는데, 제19호의2 나목이 이 건을 직접 다룹니다. “주식기준보상으로 금전을 지급하는 경우 해당 금액” 입니다. 문언이 ‘인식하는 경우’가 아니라 ‘지급하는 경우’ 입니다.
그리고 같은 호 단서에 한도가 있습니다.
다만,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 범위에서 부여하거나 지급한 경우로 한정한다.
10% 한도를 스톡옵션 제도의 부여 한도로만 알고 있던 분이 많을 텐데, 이 조항에서는 손금 산입 요건으로 작동합니다. 게다가 ‘주식기준보상’이라는 말에도 요건이 붙어 있습니다. 같은 조 제19호가 이를 ‘주식이나 주식가치에 상당하는 금전으로 지급받는 상여금’으로 정의하면서 세부 요건을 시행규칙에 맡겼고,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10조의2 제1항이 그 요건 네 개를 정합니다.
| 요건 | 문언 | 실무에서 걸리는 자리 |
|---|---|---|
| ① 지급 형태 | 주식 또는 주식가치에 상당하는 금전으로 지급하는 것 | 팬텀스톡·주가차액보상권은 통과 |
| ② 사전 기준 | 사전에 작성된 주식기준보상 운영기준 등에 따라 지급하는 것 | 개별 약정서만 쓰고 제도 문서를 안 만든 경우 |
| ③ 임원 | 임원이 지급받는 경우 정관·주주총회·사원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로 결정된 급여지급기준에 따른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할 것 | 급여지급기준에 지분보상 항목이 없는 경우 |
| ④ 지배주주 | 지배주주등인 임직원이 지급받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같은 직위에 있는 지배주주등 외의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할 것 | 창업자·대표에게 몰아 준 경우 |
③번이 임원보수 손금불산입에서 본 기준과 같은 문언입니다. 다만 근거가 다릅니다. 그 편은 상여금 손금불산입 규정(시행령 제43조 제2항)이었고, 이번에는 손금 조항의 정의 자체에 같은 기준이 들어와 있습니다. 실무 의미는 이렇습니다. 팬텀스톡 제도를 도입하는 결의가 있다고 ③번이 저절로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임원에게 줄 금액이 급여지급기준 안에 들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이 없으면 임원 지급분이 ③번에서 걸립니다.
10%를 세는 방법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주식매수선택권과 주식기준보상의 부여한도 초과여부 판정 시 산정대상(분자)의 범위’를 2023년에 두 차례 해석했습니다(사전-2023-법규법인-0037, 2023.3.28. · 서면-2023-법인-0682, 2023.4.7.). 이미 부여한 스톡옵션이 있다면 팬텀스톡 단위와 함께 놓고 이 해석에 비추어 한도를 점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요건이나 한도를 벗어난 지급액은 일반 인건비로 돌려 손금에 넣기 어렵다고 보고 설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세심판원은 해외 모회사가 부여한 주식보상의 비용을 국내 자회사가 보전한 사건에서, 이런 보상은 일반 인건비 조항(시행령 제19조 제3호)이 아니라 전용 조항의 요건으로 손금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손금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조심 2016서0611, 2016.4.18.). 법원도 발행주식총수 10% 범위를 넘겨 부여한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의 행사차익은 손금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광주고등법원(제주) 2020. 10. 28. 선고 2020누1287 판결). 급여지급기준을 넘는 임원 상여와 정당한 사유 없는 지배주주 초과 보수는 시행령 제43조 제2항·제3항으로도 손금불산입됩니다.
손금 시기도 회계와 어긋납니다.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은 손금의 귀속사업연도를 “그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 로 정합니다. 팬텀스톡 지급액은 결제일에 주가가 확정되어야 금액이 정해지므로, 매 결산일에 인식한 회계상 보상원가는 그 시점에 확정된 손금이 아닙니다. 위 예시로 보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인식한 3,000,000원이 세무상으로는 2029년에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그 사이에 쌓이는 것이 이연법인세자산입니다. 그리고 이 자산은 그냥 쌓이지 않습니다. 그 차이를 활용할 만큼 미래 과세소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야(일반기업회계기준은 ‘매우 높아야’) 인식할 수 있는데, 팬텀스톡을 쓰는 회사는 대개 적자입니다(이연법인세자산 결손금 인식요건). 결과적으로 회계 비용은 그 해에 전액 반영되고, 그에 대응하는 세금 효과는 인식되지 않는 구간이 생깁니다. 손익계산서가 받는 타격이 세전과 세후에서 똑같습니다.
떼는 세금과 나가는 현금
받는 사람 쪽 소득구분은 세법 문언이 이미 답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10조의2 제1항이 주식기준보상을 “임직원이 지급받는 상여금” 으로 정의합니다.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상여를 근로소득에 넣으므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팬텀스톡 정산금은 지급 시점에 근로소득으로 원천징수하는 것이 문언에 맞는 처리입니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17호로 따로 열거된 것과 달리, 이쪽은 별도 호 없이 상여의 일반 규정으로 들어갑니다.
재원 이야기가 하나 남습니다. 팬텀스톡 정산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거래가 아니라 비용을 지급하는 거래입니다. 그래서 자기주식 취득이나 상환우선주 상환에 걸리는 배당가능이익 한도를 통과하지 않아도 현금이 나갑니다. 제약이 상법에서 오지 않는 대신, 현금흐름에서 옵니다. 위 예시에서 2029년 초에 나가는 3,000,000원은 회사가 가장 잘된 상태에서, 다음 라운드 자금과 같은 통장에서 나갑니다.
팬텀스톡은 희석을 피하는 수단이 아니라, 희석을 손익 변동성과 현금 유출로 바꾸는 수단입니다.
그래서 결정은 희석에서 갈리지 않습니다
지분을 주지 않는다는 점만 보면 팬텀스톡은 깔끔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그 대가는 세 자리에 나뉘어 붙습니다. 손익계산서는 회사가 잘될수록 나빠지고, 세법 손금은 지급할 때까지 기다리며 그 문에 10% 한도와 네 가지 요건이 걸려 있고, 결제일에는 실제로 현금이 나갑니다.
그래서 이 제도를 검토할 때 먼저 확인할 것은 설계안이 아니라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다음 라운드 밸류가 오를 때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손익 구조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정관·주주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로 정한 급여지급기준과 사전 운영기준이 준비되어 있는가입니다. 뒤의 것은 제도를 도입할 때 함께 갖춰야 하고, 안 해 두면 나중에 소급해서 만들 수 없습니다. 특히 등기이사에게 줄 몫은 성과급 명목이라도 상법상 이사의 보수이므로, 이사회 결의만으로 끝나지 않고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상법 제388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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