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상여금, 액수가 아니라 ‘결의서’가 있느냐로 회사 비용 인정이 갈립니다 — 임원 보수가 손금에서 잘려나가는 세 지점

몇 년간 무보수에 가까운 급여로 버티던 창업 대표가 시리즈A를 마치고 나면, 그동안 못 챙긴 몫을 정산하고 싶어진다. 연말에 스스로에게 상여금 5,000만 원을 지급한다. 회사 돈으로 나갔으니 당연히 비용이고, 법인세도 그만큼 줄겠거니 한다. 그런데 이듬해 세무조사에서 그 5,000만 원이 통째로 비용에서 걷어내진다. 이유는 액수가 과해서가 아니다. ‘그 상여를 주기로 한 결의’가 서류로 남아 있지 않아서다.

💡 한 줄 요약 — 임원 보수는 액수가 아니라 절차로 손금 여부가 갈린다. 미리 정한 급여지급기준(정관·주주총회·이사회 결의) 없이 준 상여금, 실제 일하지 않는 가족 임원에게 준 과다보수, 정관에 규정 없는 퇴직금 — 이 셋은 회사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게다가 손금에서 잘려도 그 돈을 받은 임원의 근로소득세는 그대로라, 같은 돈이 법인과 개인 양쪽에서 과세된다.


왜 ‘액수’가 아니라 ‘절차’인가

법인이 직원에게 주는 급여는 별말 없이 비용이다. 그런데 임원, 특히 회사를 지배하는 대표에게 가는 보수는 세법이 한 겹 더 들여다본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표는 자기 보수를 자기가 정할 수 있다. 회사에 쌓인 이익을 배당으로 꺼내면 배당소득세를 내지만, ‘보수’라는 이름을 붙여 꺼내면 회사의 비용이 되어 법인세까지 줄어든다. 그래서 세법은 임원 보수가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나갔는지를 따진다. 기준 없이 그때그때 정하는 보수는 일한 대가가 아니라 이익을 빼가는 통로로 본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3조가 이 장치다. 이익잉여금을 처분해 주는 상여금은 아예 손금이 아니고(제1항), 임원에게 주는 상여금은 정관·주주총회·사원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로 정한 급여지급기준을 초과한 금액을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제2항). 핵심은 ‘기준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준 뒤에 서류를 맞추는 게 아니라, 주기 전에 결의가 있어야 한다.

임원 상여금의 손금 여부는 액수가 아니라 ‘미리 정한 지급기준이 있었는가’로 갈린다. 결의서 없이 나간 상여는 금액이 타당해도 회사 비용이 아니다.

같은 5,000만 원 상여금이 급여지급기준 결의가 있으면 전액 손금 인정되고, 없으면 손금 부인되어 법인세 절감을 잃고 임원 근로소득세와 이중과세되는 것을 대비한 비교 도식

잘려나가는 세 지점

첫째, 상여금이다. 스타트업이 가장 자주 밟는 지뢰다. 정기 급여는 매달 같은 금액이 나가니 지급기준이 자연스레 증명되지만, 연말 성과급이나 일시 상여는 근거 서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급여지급규정도, 주주총회 의사록도 없이 대표 결정만으로 상여를 지급하면 그 금액은 제43조 제2항에 걸려 손금부인된다. 그리고 손금부인은 돈이 회사 밖으로 나간 사실을 되돌리지 않는다. 회사는 비용 처리를 못 해 법인세를 더 내고, 그 5,000만 원을 받은 대표는 근로소득세를 이미 냈다. 같은 돈이 법인 단계와 개인 단계에서 두 번 과세된다.

둘째, 지배주주·가족 임원의 과다보수다. 배우자나 부모를 임원으로 등재하고 보수를 지급하는 구조는 흔하다. 시행령 제43조 제3항은 지배주주등인 임원·직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같은 직위에 있는 지배주주 외의 임원·직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초과해 보수를 주면 그 초과분을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여기서 더 나아간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보수가 직무집행의 정상적 대가가 아니라 회사에 유보된 이익을 나눠주려고 보수의 형식만 취한 것이라면, 이익처분 상여와 실질이 같아 초과분이 아니라 보수금 전체가 손금부인된다. 그리고 그 보수에 직무집행의 대가가 일부라도 섞여 있다는 점은 회사가 입증해야 한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두60884 판결). 이 판단에서 법원이 본 것은 보수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다른 임원·동종업계와의 격차, 정기·계속성, 배당 지급 여부 같은 정황이었다. 실제로 출근하지 않는 가족 임원의 보수는, 세무조사에서 전액이 부인될 수 있다는 뜻이다.

셋째, 퇴직금이다. 임원 퇴직금에는 한도가 둘 있고, 층이 다르다. 하나는 회사의 손금 한도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제4항은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 금액이나 그 계산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그 금액까지, 정관에 아무 규정이 없으면 퇴직 직전 1년 총급여의 10분의 1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까지만 손금으로 인정한다. 정관에 임원 퇴직금 규정을 두지 않으면, 나중에 규정을 급조해 많이 줘도 이 법정 한도를 넘는 부분은 회사 비용이 안 된다. 다른 하나는 임원 개인의 퇴직소득 한도다. 소득세법 제22조는 임원이 받은 퇴직금 중 ‘3년 평균급여 × 10분의 1 × 근무기간 × 지급배수’를 넘는 부분은 퇴직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과세한다. 이때 지급배수는 근무한 시기로 갈린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의 근무기간분은 3배(기준급여는 2019년 12월 31일부터 소급한 3년 평균), 2020년 이후 근무기간분은 2배(기준급여는 퇴직일부터 소급한 3년 평균)다. 회사 손금 한도(법인세법)와 개인 소득구분 한도(소득세법)가 따로 놀기 때문에, 둘 다 통과하도록 정관 규정과 지급액을 함께 맞춰야 한다.

임원의 정기급여·상여금·퇴직금이 각각 다른 손금 관문(정기급여는 원칙 손금, 상여는 급여지급기준 결의, 퇴직금은 정관 규정)을 통과해야 비용으로 인정되는 구조를 보여주는 도식

반대편이 먼저 보는 것

세무조사관, 투자 실사팀, 인수자가 임원 보수를 볼 때 던지는 질문은 좁다. 대표와 특수관계 임원의 보수는 정관·주주총회 결의·급여지급규정에 근거가 있는가.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가족이 임원 명부에 올라 보수를 받고 있지는 않은가. 퇴직금 규정은 정관에 있는가, 아니면 퇴직 직전에 급조하지 않았는가. 이 셋 중 하나라도 ‘아니오’면 지난 사업연도의 법인세 추징 가능성이 우발부채로 남고, 실사에서는 그만큼을 순자산에서 깎거나 진술·보장 조항으로 위험을 회사에 되돌린다.

앞서 다룬 대표 가지급금이 ‘명목 없이 빠져나간 돈’의 문제였다면, 임원 보수는 정반대다. 정당한 대가로 주는 돈인데도, 미리 정한 서류가 없으면 비용이 되지 못한다(거래 전 대표·회사 자금흐름을 정리하는 순서는 ‘투자 실사는 대표님 가지급금부터 봅니다’ 편에서 다뤘다). 정리 순서도 분명하다. 회사를 세우거나 임원 구조를 짤 때 정관에 임원 보수·상여·퇴직금 지급기준을 넣고, 매년 주주총회에서 임원 보수 한도를 결의해 의사록으로 남긴다. 상여를 줄 거면 지급 전에 지급규정과 결의를 갖춘다. 순서가 바뀌면, 돈은 이미 나갔는데 비용은 인정받지 못하는 자리에 선다.

임원 퇴직금이 법인세법상 회사 손금 한도와 소득세법상 개인 퇴직소득 한도라는 서로 다른 두 한도에 걸리고, 소득세법 지급배수가 2020년 이후 근무기간분부터 3배에서 2배로 축소된 것을 보여주는 도식

임원 보수에서 세금을 결정하는 건 ‘얼마를 줬느냐’가 아니라 ‘주기 전에 무엇을 정해뒀느냐’다. 통장에 찍히는 건 나중이고, 서류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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