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 계약금은 받은 해에 전부 매출이 되지 않습니다 — 라이선스 수익인식은 사용권이냐 접근권이냐로 갈리고, 그 갈림길은 계약 기간이 아니라 계약서에 남긴 회사의 의무입니다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계약금 10억이 들어왔습니다. 회사는 그해 매출 10억으로 IR 자료를 만들었고, 감사인은 그중 2억만 남겼습니다. 갈린 지점은 금액이 아니라 계약서의 한 조항 — 라이선스 기간에 회사가 무엇을 계속 해주기로 했느냐입니다.

💡 한 줄 요약 — 라이선스는 자산을 판 것이 아니라 수행의무입니다. K-IFRS 제1115호 문단 B56은 그 약속의 성격을 접근권과 사용권으로 가르고, 접근권이면 기간에 걸쳐, 사용권이면 한 시점에 매출이 됩니다. 가르는 기준은 계약 기간이 아니라 라이선스 기간에도 회사가 그 지적재산에 유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기로 했는가입니다(문단 B58). 오히려 기간·지역·용도 제한은 판단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됩니다(문단 B62). 그리고 회계가 5년에 나눠 인식하더라도 부가세 공급시기와 조특법 제12조의 기술이전 감면은 각각 다른 축으로 움직입니다 — 이전이면 50%, 대여면 25%입니다.


라이선스는 판 것이 아니라 수행의무입니다

제품 매출보다 기술이전 계약금이 먼저 들어오는 회사에서는 결산 때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됩니다. 받은 돈인데 왜 매출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K-IFRS 제1115호는 라이선스를 자산의 처분이 아니라 수행의무로 봅니다. 그리고 그 수행의무의 성격을 둘로 가릅니다. 문단 B56의 문언입니다.

고객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약속의 성격이 고객에게 다음 중 무엇을 제공하는 것인지를 고려한다. (1) 라이선스 기간 전체에 걸쳐 존재하는, 기업의 지적재산에 접근할 권리 (2)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시점에 존재하는, 기업의 지적재산을 사용할 권리

접근권이면 기간에 걸쳐 이행하는 수행의무, 사용권이면 한 시점에 이행하는 수행의무입니다. 계약금 10억이 5년에 나뉘느냐 그해에 다 잡히느냐가 이 한 줄에서 끝납니다.

무엇이 접근권을 만드는지는 문단 B58이 세 요건으로 못박아 두었습니다. ① 고객이 권리를 갖는 지적재산에 유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기업이 할 것을 계약에서 요구하거나 고객이 합리적으로 예상할 것 ② 라이선스로 부여한 권리 때문에 고객이 그 활동의 긍정적·부정적 영향에 직접 노출될 것 ③ 그 활동이 행해짐에 따라 재화나 용역을 고객에게 이전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 셋을 모두 충족해야 접근권이고, 하나라도 빠지면 사용권입니다(문단 B61).

계약금 10억이 사용권이면 첫해 전액, 접근권이면 5년간 매년 2억씩 인식된다는 비교 도식
같은 10억, 같은 5년 계약입니다. 계약서의 한 조항이 왼쪽과 오른쪽을 가릅니다.

계약 기간 5년은 갈림길이 아닙니다

가장 흔한 오해를 먼저 끊고 가야 합니다. “계약 기간이 5년이니 5년에 나눠 인식한다”는 계산은 기준서가 명시적으로 배제한 논리입니다. 문단 B62입니다.

라이선스가 지적재산 접근권을 제공하는지, 지적재산 사용권을 제공하는지를 판단할 때, 다음 요소(들)는 고려하지 않는다. (1) 시간 제약, 지리적 지역 제약, 사용 제약 — 그 제약은 수행의무가 한 시점에 이행되는지 또는 기간에 걸쳐 이행되는지를 정하기보다는 약속한 라이선스의 속성을 정한다.

기간·지역·용도 제한은 무엇을 주기로 했는지를 정할 뿐, 언제 준 것인지를 정하지 않습니다. 5년짜리 라이선스라도 B58 요건을 못 채우면 이전 시점에 전액이 매출이 되고, 기간 제한이 없는 라이선스라도 회사가 계속 손을 대기로 했으면 기간에 걸쳐 나뉩니다.

같은 문단의 (2)도 실무에서 자주 걸립니다. 특허권이 유효하고 무단사용을 막아주겠다는 보증은 수행의무가 아닙니다. 기준서가 든 이유는 이렇습니다 — 특허권을 보호하는 행위는 기업의 지적재산 가치를 보호하고, 이전된 라이선스가 계약에서 약속한 규격을 충족한다는 확신을 고객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5년간 특허를 방어해 주기로 했으니 계속 제공하는 용역”이라는 논리는 기준서가 미리 닫아 둔 길입니다.

그럼 무엇이 갈림길이냐 — 계약서에 남은 회사의 지속적 작위 의무입니다. 라이선스 대상 기술의 후속 개량·업데이트를 제공하기로 했는가, 공동개발이나 임상·인허가 단계에 회사가 계속 참여하기로 했는가, 브랜드나 플랫폼처럼 회사의 활동 자체가 그 지적재산의 가치인가. 이런 조항이 있으면 접근권 쪽입니다. 반대로 이전 시점의 기술 패키지를 넘기고 이후 회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면 사용권입니다.

역설적인 지점도 하나 있습니다. 문단 B59는 판매기준 로열티처럼 기업과 고객이 경제적 지분을 공유하는 구조의 존재가, 기업이 그런 활동을 할 것이라고 고객이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음을 나타낼 수 있다고 봅니다(결정적이지는 않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다운사이드를 줄이려고 붙인 경상로열티 조항이 접근권 판정 쪽으로 무게를 옮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계약 기간은 라이선스의 속성이고, 회사의 지속적 의무가 인식 시점입니다. 5년이라는 숫자는 5년에 나누라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사용권으로 결론이 나도 계약 체결일이 곧 인식일은 아닙니다. 문단 B61은 사용권 라이선스의 수익을 “고객이 라이선스를 사용하여 효익을 얻을 수 있는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는 인식할 수 없다”고 못박습니다. 12월에 계약하고 계약금을 받았더라도 기술자료 인도와 실시 개시가 이듬해 1월이면, 그 매출은 이듬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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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는 서로 다른 시점에 매출이 됩니다

기술이전 계약의 대가는 대개 세 층입니다. 계약금 10억, 임상 단계 진입에 걸린 마일스톤 5억, 상대방 실판매액의 3%인 경상로열티 — 이런 구조를 놓고 보면 세 층이 각각 다른 규칙을 탑니다.

계약금(upfront) 은 그 자체로 별도의 수익이 아니라 거래가격의 일부입니다. 수행의무에 배분된 뒤 그 수행의무의 이행 패턴을 따라갑니다. 사용권이면 이전 시점에, 접근권이면 라이선스 기간에 걸쳐 매출이 됩니다. “선급받았으니 부채”가 아니라 “이 돈이 어느 수행의무의 대가인가”가 먼저입니다.

마일스톤은 변동대가입니다. 문단 56의 제약이 그대로 걸립니다.

변동대가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나중에 해소될 때, 이미 인식한 누적 수익 금액 중 유의적인 부분을 되돌리지(환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highly probable) 정도까지만 (…) 추정된 변동대가(금액)의 일부나 전부를 거래가격에 포함한다.

임상 단계 진입이나 인허가 취득처럼 회사가 통제하지 못하고 성패 이력도 얇은 사건에 걸린 마일스톤은 이 문턱을 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시점에 거래가격에 들어오고, 그때 누적효과를 조정하는 경로가 일반적입니다.

경상로열티는 아예 별도 트랙입니다. 문단 B63은 변동대가 규정에도 불구하고 판매기준·사용기준 로열티는 ① 후속 판매나 사용, ② 그 로열티가 배분된 수행의무의 이행 중 나중의 사건이 일어날 때 인식하라고 정합니다. 예상 로열티를 추정해 미리 당겨 인식하는 길은 열려 있지 않습니다. 접근권으로 기간 배분되는 라이선스라도 로열티 부분만은 상대방이 실제로 팔 때까지 기다립니다.

기술이전 계약의 계약금·마일스톤·경상로열티가 각각 다른 시점에 매출로 인식되는 구조를 보여주는 타임라인
마일스톤·로열티의 연도는 예시입니다. 요점은 세 층이 서로 다른 문단을 타고, 어느 층도 추정으로 당겨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회계가 나눠도 세금은 다른 축으로 자릅니다

여기가 CFO가 실제로 돈을 흘리는 자리입니다. 같은 계약을 회계·부가세·조세특례가 각각 다른 축으로 자릅니다.

부가세부터 봅니다. 특허권은 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1호의 “재산 가치가 있는 물건 및 권리”에 해당해(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이 특허권을 명문으로 열거합니다), 권리 자체를 넘기면 재화의 공급입니다. 반면 권리를 쓰게 해주는 라이선스는 같은 법 제11조 제1항 제2호 “시설물, 권리 등 재화를 사용하게 하는 것” — 용역의 공급입니다. 용역의 공급시기는 제16조 제1항 제2호 “시설물, 권리 등 재화가 사용되는 때”가 원칙이고, 그 계약이 시행령 제29조 제1항 각 호(장기할부·그 밖의 조건부 공급, 공급단위를 구획할 수 없는 계속적 공급 등)에 해당하면 대가의 각 부분을 받기로 한 때로 옮겨 갑니다. 어느 쪽이든 회계가 5년에 나누는 것과 무관하게 움직입니다 — 계약금이 그 각 호에 걸리면 회계 인식과 상관없이 지급약정일에 그 부분의 세금계산서가 나갑니다. 어느 호에 걸리는지는 일반화되지 않습니다 — 대가를 몇 번에 나눠 받기로 했는지, 공급단위를 구획할 수 있는지를 계약서에서 하나씩 봐야 합니다. 상대가 국외 사업자라면 영세율 요건을 따로 봐야 하는데, 그 판정 구조는 [[saas-수출-영세율]]에서 다뤘습니다.

법인세 귀속시기도 회계와 같은 선이 아닙니다. 자산의 임대로 인한 익금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이 계약상 지급일을 원칙으로 두되, 결산에 이미 경과기간 대응액을 계상했으면 그 계상을 인정하고 지급기간이 1년을 넘으면 경과기간 대응액을 익금으로 강제합니다. 특허권을 아예 넘겼다면 제68조 제1항 제3호로 넘어가 대금 청산일이 원칙이고, 그 전에 이전등록·인도·사용수익이 있으면 그중 빠른 날이 됩니다. 두 축 어디에도 안 걸리면 마지막 그물이 남습니다 — 같은 영 제71조 제7항의 위임을 받은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36조는 규칙에 따로 정한 것 외의 익금·손금을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돌립니다. 라이선스 대가가 임대인지 양도인지 그 밖인지는 계약서가 정하고, 그에 따라 귀속연도가 갈립니다.

가장 크게 벌어지는 축은 조세특례입니다. 조특법 제12조는 중소·중견기업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체 연구·개발한 특허권등을 내국인에게 이전하면 그 소득에 대한 법인세의 50%를(제1항), 대여하면 25%를(제3항) 감면합니다. 어느 쪽이든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는 제외되고, 현행 조문의 적용기한은 2026년 12월 31일까지입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 이 특례의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항목이 올라가 있지만, 연장 여부와 새 기한은 연말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됩니다 — 2026년 안에 끝낼 수 있는 거래라면 현행 기한 안에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서 비대칭이 하나 더 있습니다 — 이전 감면에는 상대방이 내국인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조문에 붙어 있지만, 대여 감면에는 그 제한이 없습니다. 해외 기업에 기술을 넘기는 거래를 감면과 함께 설계하려면 이 한 줄부터 봐야 합니다.

회계의 ‘사용권 vs 접근권’과 세법의 ‘이전 vs 대여’는 같은 칼금이 아닙니다. 라이선스가 회계에서 사용권으로 분류돼 그해 전액 매출이 되더라도, 소유권을 넘긴 것이 아니면 세법상 ‘이전’으로 보기 어려워 감면율이 25%에 그칠 수 있습니다. 조문은 ‘이전’과 ‘대여’를 정의하지 않으므로 판단은 계약의 법적 성격에서 나오고, 회계 분류를 아무리 정교하게 해도 그 판단은 바뀌지 않습니다. 특히 전용실시권 설정처럼 소유권은 남기고 배타적 실시권만 넘기는 구조가 ‘이전’에 들어가는지는, 공개된 국세청 법령해석과 조세심판원 재결례에서 현행 조문 기준 사례를 찾지 못했습니다. 감면율이 두 배 차이 나는 자리인 만큼, 이 구조를 쓸 계획이면 계약 체결 전에 사전답변으로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대상 범위도 다릅니다. 시행령 제11조 제3항은 대상 특허권등을 ① 국내에서 자체 연구·개발해 최초로 설정등록받은 특허권·실용신안권 ② 일정 요건을 갖춘 과학기술분야 기술비법 ③ 일정 요건을 갖춘 기술이전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기술의 세 갈래로 두는데, 대여 감면(법 제12조 제3항)은 같은 영 제11조 제5항이 ①과 ②로만 한정합니다. 특허 등록 없이 ③의 ‘기술’로 넘기는 거래는 양도면 감면 대상이지만 대여면 아예 대상이 아닙니다.

여기에 제4항이 하나 더 붙습니다. 해당 과세연도와 직전 4개 과세연도에 그 특허권등에서 발생한 손실이 있으면 감면 대상 소득에서 먼저 뺍니다. 개발 단계에서 해당 특허와 관련해 손실을 쌓아 온 회사일수록 감면 베이스가 깎이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인수하는 쪽의 세액공제(제2항, 취득금액의 5~10%)는 적용기한이 2018년 12월 31일로 이미 끝났습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사는 쪽도 공제가 있으니 가격을 조정하자”는 논리가 나오면 조문 날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라이선스 거래를 K-IFRS 1115, 부가가치세법, 조세특례제한법이 각각 다른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비교 도식
세 개의 선이 같은 자리에 그어지지 않습니다. 회계를 정리해도 감면율은 그대로입니다.

IR 매출과 감사 매출이 벌어지기 전에

정리 순서는 대체로 이렇습니다.

① 계약서에서 회사의 지속적 작위 의무를 먼저 찾습니다. 후속 개량 제공, 공동개발 참여, 인허가 지원, 브랜드 유지 — 이 조항의 유무가 사용권과 접근권을 가릅니다. 계약 기간 조항은 여기서 세지 않습니다.

② 대가를 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로 분해하고 각각 어느 규칙을 타는지 한 표에 적습니다. 마일스톤은 “지금 인식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되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가”로 판정합니다.

③ 회계 인식 시점과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을 그 표에 나란히 둡니다. 둘이 벌어지는 것 자체는 정상이고, 벌어진 만큼 계약부채가 잡힙니다. 문제가 되는 건 벌어졌다는 사실을 결산 때 처음 아는 경우입니다.

④ 감면을 계산에 넣으려면 계약 형태를 협상 단계에서 정합니다. 이전이냐 대여냐는 계약을 맺은 뒤 회계가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선택이 감면율과 대상 여부를 함께 바꿉니다.

⑤ IR에 쓸 숫자를 정할 때 감사 후 매출과 나란히 놓고, 차이의 원인을 한 줄로 적어 둡니다. 총액이냐 순액이냐 때문에 IR 매출과 감사 매출이 갈리는 다른 경로는 [[총액-순액-매출-본인대리인]]에서 다뤘습니다. 라이선스는 그 두 번째 경로입니다.

계약금이 들어온 통장 잔고는 사실입니다. 그 돈이 그해 매출이라는 문장만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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