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텀시트에 이런 선행조건이 붙습니다. “클로징 전까지 미행사 주식매수선택권을 전부 정리할 것.” 한 줄이지만 이 문장은 인수 대금을 1원도 건드리지 않은 채, 3만 주를 들고 있던 초기 멤버의 세후 수령액에서 3,100만 원을 덜어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깎인 금액에 대응하는 절세 효과는 회사를 판 사람이 아니라 회사를 산 사람 장부로 넘어갑니다.
💡 한 줄 요약 — M&A에서 미행사 스톡옵션을 현금으로 터는 것은 세법상 ‘행사’가 아니라 ‘포기 대가’입니다. 그 순간 조특법 §16의4의 과세이연·양도소득 전환이 통째로 사라지고 근로소득만 남습니다. 클로징 직전에 행사해서 주식으로 받아도 마찬가지입니다 — 행사일부터 1년 안에 처분하면 §16의4⑤1호가 과세이연을 되돌리고, 시행령 §14의4⑧의 구제 사유에는 합병만 있을 뿐 주식양수도가 없습니다. 옵션 처리 방식은 클로징 테이블이 아니라 그보다 최소 1년 앞에서 결정돼야 합니다.
📋 목차
“미행사 옵션 정리”라는 선행조건이 실제로 요구하는 것
인수자 입장에서 미행사 옵션은 확정되지 않은 지분입니다. 주식양수도로 100%를 산다고 서명해 놓고 옵션 3만 주가 살아 있으면, 클로징 다음 날 그 3만 주가 신주로 튀어나와 지분율이 희석됩니다. 인수자가 SPA에 “옵션 정리”를 박는 이유는 세금이 아니라 지분 확정입니다. 세금 효과는 그 요구의 부산물입니다.
정리 방법은 실무적으로 세 갈래입니다.
- 현금 정산(cash-out) — 회사가 옵션 보유자와 합의해 옵션을 취소하고, 그 대가로 (인수가 − 행사가) × 주식 수를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인수자가 가장 선호합니다. 서류가 한 장(포기·정산 합의서)이고, 클로징 시점에 주주명부가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 행사 후 매각 — 직원이 행사가액을 실제로 납입해 주식을 취득하고, 그 주식을 인수자에게 파는 매도자 대열에 합류합니다.
- 승계(rollover) — 인수법인이 자기 옵션으로 교체 부여합니다. 국내 M&A에서는 드뭅니다. 인수법인이 벤처기업이 아니면 조특법 특례가 애초에 열리지 않고, 비상장 인수법인 주식으로 갈아타면 직원에게 유동성이 없습니다.
CFO가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치는 건 대개 1번입니다. 그리고 1번이 세법상 어떤 사건인지는 대부분 정리 합의서에 서명한 다음에야 확인됩니다.
현금 정산은 ‘행사’가 아니라 ‘포기 대가’입니다
여기가 첫 갈림길입니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16의3②은 주식매수선택권을 세 방법으로 부여할 수 있게 합니다 — 신주인수형(1호), 자기주식교부형(2호), 그리고 행사가격과 시가의 차액을 현금이나 자기주식으로 지급받는 차액정산형(3호). 2024년 3월 개정으로 명문화돼 그해 9월 시행된 조항입니다.
그래서 “현금을 받으면 무조건 행사가 아니다”는 틀린 말입니다. 처음부터 3호(차액정산형)로 부여했다면 현금 수령이 곧 행사입니다. 문제는 국내 스타트업 옵션의 압도적 다수가 1호(신주인수형)라는 데 있습니다. 신주인수형 옵션을 취소하고 합의금을 주는 건 행사가 아니라 권리 포기의 대가입니다. 실무에서 쓰이는 서류 이름이 이미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 옵션 포기 확인서, 정산 합의서.
이 구분이 세 단계로 손해를 만듭니다.
- 조특법 §16의4(과세이연·양도소득 전환): 이 특례는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구조입니다(§16의4②). 취득한 주식이 없으면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차액정산형으로 부여해 정식으로 행사했더라도 결과는 같습니다.
- 조특법 §16의3(5년 분할납부): 조문에 대놓고 배제돼 있습니다. “다만,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가격과 시가와의 차액을 현금으로 교부받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16의3① 단서). 현금을 받는 순간 분납은 없습니다.
- 조특법 §16의2(연 2억 비과세): 여기만 회색지대입니다. §16의2②은 대상을 “벤처기업법 §16의3에 따라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코넥스상장기업의 상법상 옵션 포함)으로 한정하는데, 차액정산형(§16의3②3호)도 문언상 그 안에 들어갑니다 — 다만 이를 확인한 유권해석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신주인수형 옵션을 취소하고 받는 합의금은 행사이익이 아니므로 비과세가 열리지 않는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현금 정산은 스톡옵션 세제 특례 세 개(§16의2·§16의3·§16의4) 중 최소 둘, 대개 셋 전부를 밖으로 밀어냅니다. 남는 건 근로소득 하나입니다.
재직 중인 임직원이 받는 정산금이라면 소득 구분은 근로소득입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38①2가 “종업원이 받는 공로금·위로금… 기타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에 포함시키고 있고, 옵션을 접는 대가로 회사가 지급하는 돈은 그 성질에 들어갑니다.
클로징 직전에 행사하면 되지 않나 — 1년 룰이 되돌립니다
여기서 CFO들이 대부분 같은 아이디어에 도착합니다. “그럼 클로징 전에 행사해서 주식으로 받고, 그 주식을 인수자에게 팔면 되잖아요.”
작동하지 않습니다. 적격주식매수선택권의 과세이연은 확정된 혜택이 아니라 사후관리가 붙은 유예이기 때문입니다. 조특법 §16의4⑤1호는 이렇게 말합니다 — 적격 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증여하거나 행사일부터 1년이 지나기 전에 처분하면, 유예했던 이익 전부를 소득세법 §20 또는 §21에 따라 과세한다. 귀속 시기는 처분일입니다.
M&A 클로징은 정의상 처분입니다. 클로징 D-30에 행사해서 D-day에 팔면 1년은커녕 한 달입니다. 유예됐던 근로소득이 그대로 되살아납니다. 심지어 이 경로가 현금 정산보다 나쁩니다 — 세금은 똑같이 근로소득인데, 행사가액 3,000만 원을 직원이 먼저 현금으로 납입해야 하니까요.
여기에 요건 하나가 더 얹힙니다. 조특법 시행령 §14의4⑤3호는 사망·정년 등 불가피한 사유를 빼고는 주주총회 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재임·재직한 후에 행사할 것을 적격 요건으로 둡니다. 부여 2년이 안 된 직원은 클로징에 맞춰 행사해도 애초에 적격이 아닙니다.
절차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례적용신청서와 전용계좌 개설확인서를 행사일 전일까지 회사에 제출해야 하고(시행령 §14의4②), 회사는 행사로 지급하는 주식을 그 전용계좌로 입고해야 합니다(같은 조 ③). 전용계좌는 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만 거래해야 하고, 다른 주식을 한 번이라도 거래하면 그날짜로 과세가 되살아납니다(법 §16의4⑤3호). 클로징 일정에 쫓겨 며칠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닙니다.
합병이면 살고, 주식양수도면 죽습니다
1년 룰에 예외가 없는 건 아닙니다. 조특법 시행령 §14의4⑧이 ‘부득이한 사유’ 셋을 열거합니다.
- 옵션을 부여한 벤처기업이 파산하는 경우
- 회생절차에서 법원 허가를 받아 주식을 처분하는 경우
- 합병·분할 등에 따라 해당 법인의 주식을 처분하고 합병법인 또는 분할신설법인의 신주를 지급받는 경우
3호를 두 번 읽어야 합니다. 구제되는 건 합병·분할로 주식을 처분하고 신주를 지급받는 경우입니다. 인수법인 주식을 대가로 받는 구조여야 합니다. 인수자가 현금을 주고 지분을 사 가는 주식양수도는 이 목록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M&A의 압도적 다수가 주식양수도입니다. 즉 가장 흔한 Exit 형태에서 1년 룰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인수구조를 주식으로 짜느냐 사업으로 짜느냐의 세금 차이가 보통 매도자 쪽 계산에서 끝난다면, 이 조항은 그 차이를 직원 쪽까지 끌고 내려옵니다.
같은 M&A라도 합병 대가로 인수법인 주식을 받으면 직원의 과세이연이 살아남고, 현금을 받는 주식양수도면 죽습니다. 거래구조가 임직원 보상의 세후 가치를 결정합니다.
숫자로 보면 얼마입니까
가정을 하나 세워 봅시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SaaS 회사가 3년 전 핵심 개발자에게 적격 옵션 3만 주를 행사가액 1,000원에 부여했고(총 행사가액 3,000만 원), 인수 협상가는 주당 11,000원입니다. 행사이익은 (11,000 − 1,000) × 30,000주 = 3억 원입니다.
아래 비교는 경로 A를 ‘클로징 직전에 행사해서 즉시 매각’으로 놓고 계산합니다 — 행사이므로 조특법 §16의2 비과세가 열립니다. 옵션을 취소하고 현금만 받는 순수 정산이라면 앞서 본 대로 비과세 적용 자체가 불확실해, 세부담은 아래 숫자보다 오히려 커집니다.
먼저 §16의2 비과세가 연 2억 원까지 걷어냅니다(벤처기업별 누적 5억 원 한도). 두 경로 모두 과세 대상은 1억 원입니다. 여기서부터 갈립니다.
경로 A — 클로징 직전 행사 후 즉시 매각 1억 원이 근로소득으로 그해 급여 위에 얹힙니다. 다른 급여를 합쳐 과세표준이 1억 5천만~3억 원 구간에 들어가면 한계세율 38%(소득세법 §55①), 지방소득세 10%를 더해 41.8%. 세금은 약 4,180만 원입니다.
경로 B — 클로징보다 1년 넘게 앞서 행사하고, 그 주식을 매각 양도소득으로 넘어갑니다. 조특법 §16의4③ 계산식대로 하면 양도소득금액은 양도가액 3억 3,000만 원에서 ‘행사 당시 실제 매수가액과 부여 당시 시가 중 큰 금액'(여기서는 3,000만 원 — 행사가격은 부여일 시가 이상이어야 하므로 대개 실제 매수가액이 큽니다)과 §16의2 비과세액(2억 원)을 빼 1억 원.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 원(소득세법 §103①)을 빼면 과세표준 9,750만 원이고, 중소기업 주식을 소액주주가 파는 것이므로 세율 10%(소득세법 §104①11호 나목), 지방소득세를 더해 11%. 세금은 약 1,073만 원입니다.
차이는 3,107만 원입니다. 인수 대금은 양쪽 모두 3억 3,000만 원으로 같습니다. 달라진 건 언제 행사했느냐 하나입니다.
회사 손익계산서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일
직원 세금만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K-IFRS 1102는 옵션을 취소하거나 중도청산할 때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첫째, 잔여 보상원가의 즉시 인식입니다. 가득기간 중에 취소·중도청산하면 “일찍 가득되었다고 보아”, 취소하지 않았다면 남은 가득기간에 나눠 인식했을 금액을 그 자리에서 전액 비용으로 인식합니다(문단 28(1)). 4년 베스팅 옵션을 2년 차에 터는 회사는 남은 2년치 주식보상비용을 클로징 직전 연도 손익에 한 번에 얹게 됩니다.
둘째, 지급액의 성격 구분입니다. 취소·중도청산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자기지분상품의 재매입으로 보아 자본에서 차감하되, 지급액이 재매입일 현재 공정가치를 초과하면 그 초과액만 비용입니다(문단 28(2)). 이미 가득된 옵션을 되사는 경우도 같은 구조입니다(문단 29). 여기서 기준이 되는 공정가치는 인수가가 아니라 옵션 자체의 공정가치입니다. 정산일 현재 옵션 공정가치를 넘지 않게 정산하면 대부분 자본 거래로 처리되고, 그 위로 얹어 주면 초과분만 비용으로 튀어나옵니다.
실사에서 이 숫자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EBITDA 때문입니다. 매도자는 주식보상비용을 정상화 조정(add-back) 대상으로 보고, 인수자는 취소 대가 중 공정가치 초과분을 “인수 이후에도 반복될 인건비 성격”으로 보려 합니다. 정리 방식이 결정되기 전에 QoE 보고서를 확정하면 이 항목이 열려 있는 채로 협상에 들어가게 됩니다.
손금은 누가 가져갑니까
마지막 층이 남았습니다. 현금 정산으로 직원이 근로소득세를 더 내는 만큼, 회사는 손금을 얻습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19 19호의2가 상법·벤처기업법에 따른 주식매수선택권 관련 금액을 손비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호가 정면으로 겨냥하는 건 “약정된 주식매수시기에 약정된 주식의 매수가액과 시가의 차액을 금전 또는 해당 법인의 주식으로 지급하는 경우”(가목 1))입니다. 차액정산형을 정식으로 행사한 경우라면 곧장 여기 들어갑니다. 반면 신주인수형 옵션을 취소하고 주는 합의금은 문언상 이 호에 직접 걸리지 않아,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인건비 성격의 일반 손비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어느 쪽이든 손금이 회사에 남는다는 결론은 같지만, 갈래에 따라 아래 한도가 따라붙는지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첫째, 한도가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호 단서는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 범위에서 부여하거나 지급한 경우로 한정한다”고 못 박습니다. 옵션풀을 15%까지 열어 둔 회사라면 그 초과분은 손금이 아닙니다. 벤처기업법 §16의3③은 부여 한도를 발행주식총수의 50%까지 허용하니, 상법·벤처법이 허용하는 부여 한도와 법인세법이 인정하는 손금 한도는 애초에 다른 숫자입니다.
둘째, 그 손금은 매도자 것이 아닙니다. 정산 시점이 클로징 전이라도 손금은 회사에 귀속되고, 회사는 클로징 후 인수자 것이 됩니다. 매도자가 받는 인수 대금은 SPA에 적힌 숫자로 이미 고정돼 있습니다. 즉 이 거래에서 세금을 더 내는 쪽은 직원, 세금을 덜 내는 쪽은 인수자입니다. 매도자는 중립입니다.
반대편에 서서 보면 인수자가 현금 정산을 선호하는 이유가 선명해집니다. 지분이 깔끔하게 확정되고, 손금이 딸려 오고, 세부담은 회사 밖 개인에게 떨어집니다. 협상에서 이 조항을 순수한 클로징 위생 조치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방향은 반대이지만 대칭인 규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적격주식매수선택권으로 과세이연을 적용받으면, 회사는 그 행사 관련 비용(약정 매수가액과 시가의 차액)을 손금에 산입할 수 없습니다(조특법 §16의4④, 시행령 §14의4⑦). 직원의 절세와 회사의 손금은 언제나 한 거래의 양면입니다.
결정 시점은 클로징이 아니라 그 1년 전입니다
정리하면 스톡옵션 관점에서 Exit 준비는 이런 순서입니다.
M&A 논의 12~18개월 전 — 옵션 대장을 정리합니다. 부여일·주총 결의일·가득 일정·적격 여부를 주주별로 확정하고, 주총 결의일부터 2년이 지난 사람과 아닌 사람을 나눕니다. 이 시점에는 아직 거래가 없으니 행사가 자연스럽습니다.
텀시트 이전 — 적격이면서 2년 요건을 채운 인원에게 조기 행사 경로를 열지 판단합니다. 행사가액을 직원이 마련해야 하고, 거래가 깨지면 유동성 없는 비상장주식만 남는다는 위험도 같이 설명해야 합니다. 이건 회사가 대신 져 줄 수 있는 위험이 아닙니다.
SPA 협상 — “미행사 옵션 전부 현금 정산”을 기본값으로 받지 않습니다. 이미 행사해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매도자 대열에 넣고, 남은 미행사분만 정산 대상으로 좁힙니다. 잔여 보상원가 즉시 인식분과 정산 웃돈의 비용 처리 범위는 QoE 확정 전에 합의해 둡니다.
클로징 — 정산 대상자에게 세후 금액을 미리 통지합니다. 근로소득 원천징수는 회사 의무이고, 정산금은 대개 그해 급여 최고 구간에 얹힙니다. 통지 없이 입금하면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 정산으로 다시 한 번 돈이 나갑니다.
스톡옵션을 덜 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부여 시점의 설계가 행사 시점의 세금을 정한다는 건 적격·비적격을 다룰 때 이미 나온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더해지는 건 Exit이 그 설계를 사후에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4년을 함께한 직원이 회사가 팔린 그날 세금 계산서를 보고 처음 이 구조를 알게 되는 게, 실무에서 가장 자주 벌어지는 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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