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스톡옵션, 행사하는 순간 세금이 갈립니다 — 근로소득이면 최고 49.5%, 양도소득이면 11%, 가르는 건 부여 때 맞춘 ‘적격’ 요건입니다

시리즈B를 앞둔 SaaS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를 떠올려 봅시다. 입사 3년 차, 부여받은 스톡옵션 1만 주의 베스팅이 끝나 드디어 행사합니다. 행사가격은 주당 5,000원, 지금 회사 주식의 평가액은 주당 25,000원. 1주당 2만 원, 도합 2억 원의 차익이 생겼습니다. 본인은 “아직 팔지도 않았는데” 세금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이 2억 원이 근로소득으로 잡혀 수천만 원의 세금이 따라붙습니다. 주식은 비상장이라 현금화도 안 됐는데, 세금부터 나온 겁니다.

같은 거래를 처음부터 ‘적격’으로 설계했다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행사할 때는 세금이 0이고, 나중에 주식을 실제로 팔 때 양도소득으로 딱 한 번 — 그것도 훨씬 낮은 세율로 — 냈을 겁니다. 무엇이 이 둘을 가를까요. 직원의 선택이 아닙니다. 회사가 부여 시점에 요건을 맞춰 뒀는지입니다.

💡 한 줄 요약 — 스톡옵션의 과세 사건은 ‘부여’가 아니라 ‘행사’입니다. 행사이익(행사 당시 시가 − 행사가액)이 ‘비적격’이면 근로소득으로 종합과세돼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까지 물리고, ‘적격'(조세특례제한법 §16의4)이면 행사 때 과세를 미뤄 뒀다가 양도할 때 양도소득(비상장 중소기업·소액주주 11%)으로 한 번만 과세됩니다. 적격 여부는 직원이 아니라 회사가 부여 시점에 정합니다 — 벤처기업으로서 부여, 행사가격 시가 이상, 전체 행사가액 5억 원 이하, 1년 보유 등 요건을 박아야 열립니다. 단 회사는 그 대가로 법인 손금을 포기합니다(§16의4④). 직원 절세와 회사 손금은 한 거래의 양면이라, 부여 설계 단계에서 같이 봐야 합니다.


과세 사건은 ‘부여’가 아니라 ‘행사’다

스톡옵션을 줄 때(부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직원이 받은 건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일 뿐, 아직 소득이 아니니까요. 세금이 생기는 건 그 권리를 실제로 쓰는 순간, 즉 행사할 때입니다. 행사가격 5,000원짜리 주식이 25,000원이 됐을 때 행사하면, 그 차액 2만 원 × 보유 수량이 그 자리에서 이익으로 실현됩니다. 조세특례제한법도 이 이익을 “행사 당시의 시가와 실제 매수가액의 차액”이라고 못박아 정의합니다(§16의2①).

여기서 첫 번째 함정이 나옵니다. 행사이익은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들어오는데, 세금은 현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비상장주식은 팔 곳도 마땅찮습니다. 직원 입장에선 “받지도 않은 돈”에 세금이 매겨지는 셈이라, 행사 자체를 포기하거나 세금 낼 현금이 없어 곤란해집니다. 보상하려고 준 스톡옵션이 직원에게 부담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CFO가 부여를 설계할 때 행사 시점의 세금까지 같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차익인데, 근로소득이냐 양도소득이냐

핵심은 이 행사이익에 어떤 꼬리표가 붙느냐입니다. 길은 두 갈래입니다.

‘비적격'(일반) 스톡옵션이라면, 재직 중인 임직원의 행사이익은 근로소득입니다. 다른 급여와 합산돼 종합과세되죠(퇴직 후 행사하면 기타소득). 그리고 나중에 그 주식을 팔면, 행사 시점 시가에서 더 오른 부분만 따로 양도소득으로 과세됩니다. 즉 비적격은 행사에서 한 번(근로소득), 양도에서 또 한 번(양도소득) 두 번 나눠 과세되고, 그중 무거운 쪽은 근로소득입니다.

‘적격’ 스톡옵션(조특법 §16의4)으로 신청하면 순서가 통째로 바뀝니다. 행사할 때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고(과세 이연), 나중에 주식을 양도할 때 행사가격부터 양도가격까지 전체 차익을 양도소득으로 한 번에 과세합니다. 근로소득 과세가 사라지고, 그 부분까지 양도소득으로 넘어가는 겁니다. 같은 주식, 같은 차익인데 세금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벤처기업 스톡옵션에는 이 밖에도 행사이익을 연 2억 원(누적 5억 원)까지 비과세하는 특례(§16의2)와, 행사 때 낼 소득세를 5년에 나눠 내는 납부특례(§16의3)가 따로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은 세금의 ‘성격’을 근로소득에서 양도소득으로 바꾸는 §16의4에 초점을 둡니다 — 비과세·분납이 ‘얼마를 언제 내느냐’의 문제라면, §16의4는 ‘어떤 세금이냐’를 바꾸는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비적격 스톡옵션은 행사 시 근로소득·양도 시 양도소득으로 두 번 과세되고, 적격은 행사 시 과세를 미뤄 양도 시 전체를 양도소득으로 한 번 과세한다
갈림길은 ‘행사’ 시점이고, 어느 길로 갈지는 부여 때 정해진다.

세율은 몇 배 차이인가

꼬리표가 바뀌면 세율이 바뀝니다. 그리고 그 격차가 큽니다.

근로소득은 종합소득세율을 탑니다. 과세표준이 올라갈수록 6%에서 시작해 최고 45%까지 누진되고(소득세법 §55),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더 붙어 실질 최고세율은 49.5%입니다. 행사이익이 다른 급여 위에 얹히는 만큼, 잘나가는 회사의 초기 멤버일수록 높은 구간에 걸립니다.

양도소득은 다릅니다. 비상장주식이라도 회사가 중소기업이고 직원이 대주주가 아니라면(소액주주), 양도소득세율은 10%입니다(소득세법 §104①11호 나목). 지방소득세를 더해도 11%. 근로소득 최고세율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앞의 예에 숫자를 넣어 봅시다. 행사이익 2억 원에 매겨지는 한계세율만 놓고 보면, 근로소득(최고 49.5%)과 양도소득(11%)의 차이가 네 배를 넘습니다. 비적격이면 이 2억이 근로소득으로 다른 급여 위에 얹혀 높은 구간에서 과세되고, 적격이면 행사 때 0원, 나중에 양도소득(11%)에 한 번 포함될 뿐입니다. 현금화도 안 된 비상장주식에 근로소득세부터 떨어지느냐, 실제로 팔 때 낮은 세율로 한 번 내느냐 — 직원이 손에 쥐는 돈이 갈립니다.

같은 행사이익이라도 근로소득이면 최고 49.5%, 양도소득(중소기업·소액주주)이면 11%로 세율이 갈린다
세율을 가르는 건 이익의 크기가 아니라 이익의 ‘성격’이다 (가정: 중소기업·비상장·소액주주).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근로소득이냐 양도소득이냐’에서 세금이 갈린다 — 최고 49.5% vs 11%. 그 갈림을 정하는 건 직원이 아니라, 회사가 부여 때 맞춘 ‘적격’ 요건이다.


‘적격’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 부여 때 박아야 하는 요건들

여기서 CFO가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적격 과세특례는 신청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부여 시점의 설계가 요건을 충족해야 열립니다. 조특법 §16의4와 벤처기업법 §16의3이 거는 관문은 대략 이렇습니다.

먼저 회사가 벤처기업이어야 하고, 그 스톡옵션이 벤처기업법 §16의3에 따라 — 정관 근거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갖춰 — 부여된 것이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행사가격입니다. 온전한 혜택을 받으려면 행사가격을 부여 당시 시가 이상으로 잡아야 합니다 — 시가보다 싸게 준 부분(시가 이하 발행이익)은 적격이라도 행사 시 과세되거든요(§16의4① 단서). “직원 좋으라고 행사가를 확 낮춰 주는” 설계가 오히려 적격 혜택을 깎는 역설입니다.

한도도 있습니다. 행사일부터 거슬러 2년간의 전체 행사가액 합계가 5억 원 이하여야 합니다(§16의4①2). 이걸 넘기면 초과한 날 적격이 깨지고 근로소득 과세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행사로 받은 주식을 1년 안에 팔거나 증여하면 그 역시 적격에서 탈락해 근로소득으로 추징됩니다(§16의4⑤). 관리 장치로 행사 주식만 담는 전용계좌도 열어야 합니다(§16의4⑧). 요건 하나하나가 부여 약정서와 주총 단계에서 박혀야 하는 것들이라, 행사가 임박해 부랴부랴 챙긴다고 소급되지 않습니다.

적격 스톡옵션 과세특례를 받으려면 벤처기업 부여·행사가격 시가 이상·전체 행사가액 5억 이하·1년 보유·전용계좌 요건을 갖춰야 하고, 회사는 법인 손금을 포기해야 한다
적격은 행사 때 신청해서 되는 게 아니라, 부여 때 요건을 박아야 열린다.

회사의 트레이드오프 — 직원 절세와 법인 손금은 한 거래의 양면

마지막 한 겹은 회사 장부 쪽입니다. 적격 과세특례를 선택하면, 회사는 그 행사이익에 해당하는 비용을 법인세 손금에 산입할 수 없습니다(§16의4④). 비적격으로 두면 회사는 행사 시점에 시가와 행사가의 차액을 손금으로 인정받아 법인세를 줄일 수 있는데, 적격을 택하는 순간 그 손금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이건 ‘직원에게 좋은 것’과 ‘회사에 좋은 것’이 한 거래의 양면으로 맞물려 있습니다. 적격으로 가면 직원의 세금(근로소득 → 양도소득)이 크게 줄지만 회사의 손금이 날아가고, 비적격으로 두면 회사는 손금을 챙기지만 직원이 행사 때 근로소득 폭탄을 맞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회사의 손익 상황에 따라 갈립니다 — 어차피 적자라 손금이 당장 쓸모없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직원 절세를 살리는 적격이 합리적이고, 곧 흑자가 나 손금이 아쉬운 회사라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이전 글에서 다룬 ‘회사 입장의 회계비용·세무손금’ 축과, 이번 ‘직원 입장의 행사 과세’ 축이 바로 이 §16의4④에서 한 점으로 만납니다.


그래서, 부여 설계 단계에서 봐야 한다

스톡옵션을 덜 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핵심은 “행사 때 직원이 실제로 얼마를 손에 쥐는가”가 부여 시점의 설계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겁니다. 같은 1만 주를 주고도, 적격 요건을 박아 둔 회사의 직원은 양도소득 11%로 끝나고, 그러지 않은 회사의 직원은 근로소득으로 절반 가까이를 떼입니다. 보상의 체감 가치가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거죠.

그러니 부여를 설계할 때 세 가지를 같은 테이블에 놓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가 벤처기업 요건·행사가격·한도를 맞춰 적격으로 줄 수 있는가. 적격을 택할 때 포기하는 법인 손금이 우리 손익 단계에서 아까운가 아닌가. 그리고 직원이 행사 시점에 세금 낼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구조인가. 이 셋을 부여 때 같이 보면, 몇 년 뒤 직원이 행사 통지서를 받아 들고 당황하는 일이, 처음부터 설계된 보상으로 바뀝니다. 스톡옵션의 세금은 행사할 때 갈리지만, 그 갈림은 줄 때 이미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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