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에게 발명 성과로 특별 보너스 1,000만원을 쥐여준다고 합시다. 상여로 처리하면 세금을 떼고 700만원 안팎이 통장에 찍힙니다. 그런데 똑같은 1,000만원을 ‘직무발명보상금’이라는 이름으로 주면 직원 손에 쥐는 돈이 185만원 더 늘고, 회사는 그 위에 세액공제까지 따로 받습니다. 같은 지출, 다른 이름인데 세 곳에서 세금이 갈립니다.
💡 한 줄 요약 — 직무발명보상금은 직원이 업무 중 만든 발명의 권리를 회사에 넘긴 대가라, 급여·상여와 법적 성격이 다르고 그 다름이 세제 혜택의 근거가 됩니다. 직원은 연 700만원까지 소득세가 0이고(재직 중은 근로소득, 퇴직 후는 기타소득), 회사는 그 돈을 전액 손금으로 빼는 데 더해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중소 25%)까지 받습니다. 단 이 세 겹 혜택은 발명진흥법상 보상규정과 발명의 실체가 있을 때만 열리고, 2024년부터 대표 등 지배주주가 받는 보상금은 비과세에서 빠졌습니다.
📋 목차
직무발명보상금은 ‘급여’가 아니라 ‘권리를 사간 값’입니다
직무발명은 직원이 자기 직무와 관련해 만든 발명으로, 그 발명이 회사 업무 범위에 속하는 것을 말합니다(발명진흥법 제2조제2호). 여기서 ‘직원’에는 일반 종업원뿐 아니라 법인의 임원도 들어갑니다. 개발자가 업무 중 특허가 될 만한 기술을, 디자이너가 등록 가능한 디자인을 만들었다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핵심은 그 발명의 권리가 자동으로 회사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특허를 받을 권리는 원칙적으로 발명한 직원에게 생기고, 회사는 계약이나 근무규정으로 그 권리를 넘겨받습니다(승계). 그 넘겨받는 대가가 직무발명보상금이라, 이 돈은 ‘일한 값(급여)’이 아니라 ‘권리를 사간 값’입니다. 세법이 이 돈에 급여와 다른 대우를 해주는 이유가 바로 이 법적 성격의 차이입니다.
직원은 연 700만원까지 세금이 0입니다
연구원 한 명에게 발명 성과로 1,000만원을 준다고 합시다. 그냥 상여라면 1,000만원 전액이 근로소득에 얹혀, 한계세율이 24%인 개발자라면 지방소득세까지 264만원가량을 뗍니다. 직무발명보상금이면 700만원이 비과세로 빠지고 나머지 300만원만 과세돼, 세금이 79만원으로 줄고 손에 쥐는 돈이 185만원 많아집니다. 이 185만원은 비과세된 700만원에 붙었을 세금(700만원 × 26.4%) 그 자체입니다.
이 700만원 한도는 2017년 300만원으로 신설돼 2019년 500만원, 2024년 700만원으로 올라온 숫자입니다(특허청·국회예산정책처 자료). 더 키우자는 개정안이 국회에 여럿 올라와 있어 앞으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지급 시점도 갈래를 만듭니다. 재직 중에 받으면 근로소득, 퇴직 후에 받으면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데(소득세법 제12조제3호어목·제5호라목), 어느 쪽이든 연 700만원까지 비과세인 건 같습니다. 다만 근로소득 초과분은 6~45% 종합과세로 다른 급여에 얹혀 누진되고, 기타소득 초과분은 그 금액이 연 300만원 이하일 때만 20% 분리과세를 택할 수 있습니다(넘으면 종합과세로 넘어갑니다). 두 소득을 합쳐 연 700만원이 한도라는 점만 유의하면 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제2항).
회사는 손금에 더해 세액공제까지, 같은 돈을 두 번 덜어냅니다
개발자 인건비를 비용으로만 털면 세금에서 한 번 더 깎을 카드를 버린다고 했던 편에서, R&D비를 ‘두 번째 영수증’이라 불렀습니다. 직무발명보상금이 바로 그 두 번째 영수증에 얹힙니다.
회사가 규정에 따라 지급한 직무발명보상금은 우선 전액이 손금입니다(법인세법 제19조). 여기까지는 급여·상여와 같습니다. 다른 건 그다음입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별표6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받는 비용을 열거하는데, 그 제1호(연구개발) ‘다목’에 ‘종업원 또는 종업원 외의 자에 대한 직무발명 보상금’이 통째로 들어가 있습니다. 전담부서등 소속 연구원의 인건비를 다루는 ‘가목 1)’과 달리, 다목은 전담부서 여부를 따지지 않는 별도 항목입니다. 그래서 1,000만원을 지급하면 손금 1,000만원과 별개로, 중소기업은 그 25%인 250만원을 산출세액에서 곧장 빼줍니다.
이 둘은 같은 지출에 대한 이중공제가 아니라, 원래 R&D비에 설계된 두 겹의 혜택입니다. 중소기업이라면 이 세액공제는 최저한세에도 막히지 않고 살아남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최저한세로 잘려나가는 감면 목록을 담은 조특법 제132조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만은 ‘중소기업이 아닌 자’에 한정해 적어뒀기 때문입니다.
단, 국세청은 못을 박아뒀습니다. ‘직무발명보상금을 지급하면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그것이 발명진흥법상 정당한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하는지는 사실판단’이라고요(서면-2017-법인-1724). 이름표만으로는 통과가 안 된다는 뜻인데, 이 사실판단이 곧 뒤에 나올 반대편의 첫 질문입니다.
손금은 과세표준을, 세액공제는 세금 자체를 줄입니다. 직무발명보상금은 같은 인건비를 두 번 덜어내는 흔치 않은 자리인데, 그 문은 보상규정과 발명의 실체가 있을 때만 열립니다.
그럼 대표가 자기 발명에 주면? 2024년에 닫힌 문입니다
그럼 대표가 자기 발명에 보상금을 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래전엔 그렇게들 썼습니다. 그 문이 2024년에 닫혔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정돼, 사용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 — 법인이면 지배주주등과 그 친족 — 가 받는 직무발명보상금은 비과세 대상에서 빠졌습니다(시행령 제17조의3제2항, 2024년 시행). 대표가 지배주주라면 자기 발명으로 아무리 정당한 보상을 받아도 700만원 비과세는 없습니다. 전액이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막힌 건 ‘직원 개인의 소득세 비과세’이지, ‘회사의 손금·세액공제’가 아닙니다. 임원에게 지급한 직무발명보상금도 발명의 실질이 있으면 회사는 여전히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국세청 입장입니다(사전-2015-법령해석법인-0316). 정리하면 대표 본인에게 주는 보상금은 회사 세액공제로는 살아 있고(손금 인정은 임원 보수 지급기준이라는 관문을 한 번 더 통과해야 합니다), 대표 개인의 비과세 혜택만 사라진 겁니다. 대표 상여가 결의서 없이는 손금에서 잘려나간다던 편처럼, 대표에게 흘러가는 돈은 늘 한 겹 더 검증됩니다.
반대편의 첫 질문 — “그거 진짜 직무발명보상금 맞습니까”
직무발명보상금의 세 겹 혜택은 전부 하나의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게 ‘진짜’ 직무발명보상금이라는 것. 그래서 세무조사관도, 상장 전 실사팀도, 감사인도 같은 질문부터 던집니다. 그거 정말 직무발명보상금 맞습니까.
이들이 확인하는 건 이름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첫째, 발명진흥법 제15조가 요구하는 보상규정 — 보상의 형태, 보상액 산정 기준, 지급 방법을 미리 정해 직원에게 서면으로 알렸는지 — 이 있는가. 둘째, 특허·실용신안·디자인의 출원이나 등록이라는 발명의 실체가 있는가. 셋째, 보상을 받은 사람이 실제 그 발명에 기여한 발명자로 확인되고, 기여도에 따라 금액이 산정됐는가. 이 셋이 비면 남는 건 ‘직무발명보상금이라고 적힌 상여’뿐입니다.
그렇게 판정되면 대가는 세 방향에서 동시에 돌아옵니다. 직원은 비과세받은 700만원이 근로소득으로 되살아나 소득세를 추징당하고, 회사는 원천징수를 빠뜨린 책임으로 가산세를 뭅니다. 세액공제도 근거를 잃고, 늘어난 근로소득만큼 4대보험료까지 따라붙습니다. 규정 문서 한 장을 아낀 대가치고는 무겁습니다. 확신이 안 서는 지출이라면 국세청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사전심사 제도로 미리 확인받는 길도 있습니다.
스톡옵션이 미래의 주가에 걸어 행사하는 날 과세되는 카드라면, 직무발명보상금은 지금 현금으로, 세금 없이, 회사 부담까지 낮추는 카드입니다. R&D에 인건비를 쏟는 스타트업일수록 이미 매년 이 카드를 쥐고도 ‘상여’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구 인력에게 특별 보상을 검토하고 있다면, 그 돈을 상여라고 부르기 전에 물어보십시오. 이건 직무발명보상금으로 부를 수 있는 돈인가, 그렇게 부를 규정과 증빙을 갖췄는가. 이름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은 규정 한 벌인데, 돌아오는 건 직원의 세금과 회사의 세액공제 두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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