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0%를 20억원에 먼저 넣어 둔 회사를 2년 뒤에 인수했습니다. 60%를 120억원에 더 샀고, 이 120억원은 협상으로 정해진 숫자입니다. 그런데 그해 연결손익계산서에 찍히는 20억원의 이익은 협상하지 않은 쪽, 먼저 넣어 둔 20%에서 나옵니다.
💡 한 줄 요약 — 사업결합 전에 이미 피취득자 지분을 들고 있었다면, 취득일에 그 지분을 공정가치로 다시 재는 절차가 먼저 돌아갑니다. 재측정이익은 당기손익으로 잡히고 같은 금액이 영업권에도 더해져, 이익과 자산이 동시에 부풀어 오릅니다. 다만 먼저 들어간 형태가 전환사채라면 이 조항이 아니라 ‘기존 관계의 사실상 정산’이라는 다른 조항이 작동하고, 세법은 어느 쪽이든 그 자리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봅니다.
📋 목차
취득일에 먼저 팔리는 것은 협상하지 않은 쪽입니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103호 문단 41은 이 상황에 이름을 붙여 둡니다. 20X1년 12월 31일에 기업 A가 기업 B의 비지배지분 35%를 보유한 상태에서 같은 날 40%를 추가로 사들여 지배력을 갖는 거래 — 기준서는 이것을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업결합이라 부르고, 단계적 취득이라고도 한다고 적습니다.
이어지는 문단 42가 회계처리를 정합니다. 취득자는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피취득자에 대한 지분을 취득일의 공정가치로 재측정하고 그 결과 차손익이 있다면 당기손익 또는 기타포괄손익(적절한 경우)으로 인식한다. 이전 보고기간에 그 지분의 가치변동을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해 두었다면, 그 금액은 이전에 보유하던 지분을 직접 처분했다면 적용할 기준과 동일하게 인식합니다.
문장을 뒤집어 읽으면 이렇게 됩니다. 회계는 기존 보유분을 취득일에 한 번 팔았다가 도로 산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팔지 않았고, 매각 협상을 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팔았다고 보는 순간 장부금액과 취득일 공정가치의 차이가 손익으로 확정됩니다.
여기서 방향이 결정됩니다. 먼저 들어간 가격이 쌀수록, 즉 초기 라운드에 일찍 들어가 있었을수록 재측정이익이 큽니다. 좋은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인수하는 해의 손익계산서에 한꺼번에 계상됩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회사도 같습니다. 제12장 문단 12.30이 같은 예시(35% 보유 후 40% 추가 취득)와 같은 결론을 거의 같은 문장으로 적습니다. 다만 그쪽은 기타포괄손익 예시를 “투자자산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경우”로 들고, 차손익 인식 자리를 당기손익으로만 적습니다.
영업권은 이전대가만으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재측정이익이 손익계산서에만 머물렀다면 이 글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같은 금액이 자산 쪽에도 남습니다.
문단 32는 영업권을 이렇게 계산하게 합니다. 다음 ⑴이 ⑵보다 클 경우 그 초과금액이 영업권입니다.
| 구분 | 항목 |
|---|---|
| ⑴ 합계 ㈎ | 이전대가 (일반적으로 취득일의 공정가치) |
| ⑴ 합계 ㈏ | 피취득자에 대한 비지배지분의 금액 |
| ⑴ 합계 ㈐ | 단계적 취득의 경우, 취득자가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피취득자에 대한 지분의 취득일의 공정가치 |
| ⑵ 차감 | 취득일에 측정한 식별할 수 있는 취득 자산과 인수 부채의 순액 |
㈐가 이 글의 자리입니다. 영업권에 들어가는 것은 기존 보유분의 장부금액이 아니라 취득일 공정가치입니다. 재측정으로 올려 놓은 그 숫자가 그대로 영업권 산식에 투입됩니다.
숫자를 넣어 보겠습니다. 앞의 가정 — 2년 전에 20%를 20억원에 취득했고, 이번에 60%를 120억원에 샀습니다. 기존 20%의 장부금액은 그사이 지분법 손익이 없었다고 보고 취득원가 20억원 그대로 두겠습니다. 지배력 할증 없이 60%에 치른 값을 주당 가치로 그대로 쓰면 기존 20%의 취득일 공정가치는 40억원입니다. 식별가능 순자산의 공정가치는 130억원이고, 비지배지분 20%는 그 순자산의 비례적 몫인 26억원(130억 × 20%)으로 잡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이 방법만 허용하고(문단 12.31), K-IFRS는 공정가치 측정도 고를 수 있습니다(문단 19).
- 재측정이익: 40억 − 20억 = 20억원 (당기손익)
- 영업권: (120억 + 26억 + 40억) − 130억 = 56억원
만약 기존 20%를 장부금액 20억원 그대로 두었다면 영업권은 (120억 + 26억 + 20억) − 130억 = 36억원입니다. 차이가 정확히 20억원, 재측정이익과 같은 금액입니다.
재측정이익은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에 같은 금액으로 두 번 나타납니다. 이익이 20억 늘고, 영업권도 20억 늘어납니다.
PPA에서 이전대가를 어떻게 배분하는지는 ppa 영업권 무형자산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은 그 앞단 — 배분할 금액에 무엇이 더 들어가는가입니다. 취득일 이후에 금액이 움직이는 조건부 대가는 earn out 조건부대가에 있고, 이 글의 재측정은 정반대로 취득일 하루에 끝나는 일회성 사건입니다.
전환사채로 들어가 있었다면 이 조항은 열리지 않습니다
여기부터가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자리입니다. 먼저 들어간 돈이 반드시 주식은 아닙니다. 전환사채로 들어가 있다가 나중에 잔여 지분을 사들여 지배력을 갖는 구조가 드물지 않습니다.
문단 42의 대상은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피취득자에 대한 지분“입니다. 전환권을 행사하기 전의 전환사채는 채권입니다. 발행회사에게는 부채이고, 보유자에게는 소유지분이 아니라 채권입니다. 문단 41의 예시도 “비지배지분 35%”라는 지분 보유를 전제로 서술합니다. 미전환 전환사채를 들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문단 42가 열리지 않는다고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면 아무 일도 없는가. 다른 문이 열립니다.
문단 51은 취득자와 피취득자 사이에 사업결합 협상 전부터 기존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사업결합으로 교환한 항목이 아닌 부분을 식별해 별도 거래로 회계처리하게 합니다. 문단 52는 별도 거래의 첫 번째 예로 “취득자와 피취득자 사이의 기존 관계를 사실상 정산하는 거래”를 듭니다. 부록 문단 B51은 기존 관계가 계약적일 수도, 비계약적일 수도 있다고 적습니다. 대여자와 차입자는 계약관계입니다.
측정방법이 문단 42와 다릅니다. B52는 이렇게 가릅니다.
| 기존 관계의 성격 | 인식할 차손익의 측정 |
|---|---|
| 비계약관계 (예: 소송) | 공정가치 |
| 계약관계 | ㈎ 현행 시장거래조건 대비 유리하거나 불리한 금액과 ㈏ 계약에 정산규정이 명시된 경우 그 금액 중 적은 금액 |
㈏가 ㈎보다 적으면 그 차이는 사업결합 회계처리의 일부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취득자가 이전에 관련 자산이나 부채를 인식해 두었는지에 따라 인식할 차손익이 달라집니다.
적용사례 IE54~IE57이 숫자로 보여 줍니다. AC사가 TC사에서 시장가보다 비싸게 부품을 사던 5년 공급계약이 3년 남은 상태에서 TC사를 50백만원에 인수합니다. 계약의 공정가치 8백만원 중 5백만원이 AC사에게 불리한 부분이고, 계약서에는 6백만원을 내면 종료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때 AC사가 사업결합과 별도로 계산하는 손실은 5백만원(정산금액 6백만원과 불리한 금액 5백만원 중 적은 쪽)이고, 시가에 해당하는 3백만원은 영업권의 일부가 됩니다.
핵심은 비교 시점입니다. B52가 유리·불리를 재는 잣대는 ‘현행’ 시장거래조건, 즉 취득일의 조건입니다. 예전에 시장조건으로 산 전환사채라도 그사이 주가가 올라 전환권 가치가 커졌다면, 취득일 기준으로는 보유자인 취득자에게 유리한 계약입니다. 다만 그 유리한 금액은 아래에서 보듯 보유기간 동안 공정가치 평가손익으로 이미 장부에 들어와 있어야 합니다. B52의 마지막 문장도 취득자가 관련 자산을 이전에 인식했는지에 따라 인식할 차손익이 달라진다고 적습니다. 그래서 이 경로에서는 취득일에 한꺼번에 튀는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분법이나 원가로 들고 있던 주식이었다면 인수하는 해에 몰려 나타났을 가치 상승이, 전환사채였다면 보유기간 내내 나뉘어 나타납니다.
그 근거는 제1109호에 있습니다. 전환사채를 자산으로 들고 있던 쪽은 이미 매년 평가손익을 내고 있었어야 합니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109호 문단 4.3.2는 주계약이 금융자산인 복합계약은 내재파생상품을 분리하지 말고 전체에 분류 규정을 적용하게 합니다. 그리고 부록 문단 B4.1.14의 금융상품 F가 바로 확정수량의 발행자 지분상품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인데, 기준서는 “계약상 현금흐름이 기본대여계약과 일관되지 아니하는 수익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약상 현금흐름은 원리금 지급이 아니다” 라고 적습니다. 원리금 지급 요건을 통과하지 못하므로 상각후원가 측정이 막히고, 전체를 공정가치로 측정하게 됩니다. 발행회사 쪽의 자본·부채 분류는 safe 전환사채 자본부채에서 다뤘는데, 이 글은 같은 증권을 들고 있는 쪽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실무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인수 직전에 전환사채를 전환할지 말지를 정하는 순간, 취득일 회계가 함께 정해집니다. 이 결정은 대개 세무·법무 사정으로 내려지는데, 결정이 내려진 뒤에 회계팀이 결과를 통보받습니다. 순서를 뒤집어야 합니다. 인수 구조를 확정하기 전에 두 경로의 손익과 영업권을 각각 계산해 두면, 최소한 어느 쪽을 고르는지는 알고 고르게 됩니다.
전환우선주로 들어가 있었다면 방향이 반대입니다. 발행회사가 상환전환우선주를 부채로 분류해 두었더라도, 그 우선주는 상법상 주식이므로 문단 42의 ‘지분’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문단 42는 보유자가 무엇을 들고 있었는지를 봅니다. 다만 ‘지분’의 범위를 직접 다룬 국내 질의회신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전환사채든 상환전환우선주든 어느 조항을 탈지는 실제 거래 전에 감사인과 맞춰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법은 이 자리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봅니다
재측정이익 20억원에 법인세가 붙는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조문을 따라가면 세 겹으로 막혀 있습니다.
첫째, 그 이익이 나는 재무제표가 다릅니다. 문단 42의 재측정은 지배력을 획득해 연결재무제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법인세법 제60조제2항제1호는 법인세 신고서에 “기업회계기준을 준용하여 작성한 개별 내국법인의 재무상태표·포괄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첨부하게 합니다. 세무조정의 출발점은 개별 재무제표이지 연결재무제표가 아닙니다.
둘째, 별도재무제표에서는 재측정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027호 문단 10은 별도재무제표의 종속기업 투자자산을 원가법·제1109호에 따른 방법·지분법 중 하나로 회계처리하게 합니다. 원가법을 택했다면 공정가치로 올리는 절차가 없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 보유분을 어떻게 분류해 왔는지와 회계정책에 따라 처리가 갈리므로, 실제 거래에서는 감사인과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설령 개별 장부에서 올렸더라도 세법이 되돌립니다. 법인세법 제42조제1항은 내국법인이 보유하는 자산·부채의 장부가액을 증액 또는 감액한 경우 그 사업연도와 이후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그 자산과 부채의 장부가액은 평가 전의 가액으로 한다고 정합니다. 예외는 보험업법 등 법률에 따른 유형·무형자산의 증액 평가, 재고자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산·부채의 평가, 그리고 제3항이 허용하는 감액(파손·부패한 재고자산, 천재지변·화재 등으로 파손·멸실된 유형자산, 발행법인이 부도·회생계획인가·부실징후기업·파산에 해당하는 주식)뿐입니다. 단계적 취득의 재측정은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같은 방향에서 제40조제1항은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를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잡습니다. 팔지 않은 주식의 평가이익은 확정된 익금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식의 세무상 취득가액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법인세법 제41조제1항제1호는 타인으로부터 매입한 자산의 취득가액을 매입가액에 부대비용을 더한 금액으로 정합니다. 앞의 예에서 개별 장부의 금액을 40억원으로 올렸더라도 세무상 취득가액은 여전히 20억원입니다. 그 차이 20억원은 유보로 남고, 나중에 그 지분을 처분할 때 세무상 양도차익이 장부상 처분이익보다 20억원 큽니다. 이익은 인수하는 해에 회계로 먼저 나고, 세금은 파는 해에 따로 옵니다.
인수 구조를 주식으로 갈지 사업으로 갈지에 따라 세금이 갈리는 지점은 주식양수도 영업양수도 세금차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커진 영업권은 이듬해부터 되돌아옵니다
여기서 K-IFRS 독자와 일반기업회계기준 독자의 길이 갈립니다. 그리고 비상장 스타트업 상당수는 후자입니다.
K-IFRS를 쓰면 영업권은 상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기업회계기준서 제1036호 문단 10⑵이 사업결합으로 취득한 영업권은 손상 징후가 있는지에 관계없이 일 년에 한 번은 손상검사를 하게 합니다. 재측정으로 20억원이 더 붙은 영업권은 매년 회수가능액 시험대에 오릅니다. 피취득자의 실적이 인수 당시 사업계획에 못 미치면 그 20억원이 손상차손으로 되돌아옵니다. 취득한 해에 이익으로 잡은 금액이 이듬해에 비용으로 돌아오는 경로가 구조적으로 열려 있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다릅니다. 문단 12.32의 마지막 문장이 이렇게 적습니다. “영업권은 그 내용연수에 걸쳐 정액법으로 상각하며, 내용연수는 미래에 경제적 효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으로 하며, 20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손상이 없어도 상각비는 매년 나갑니다. 영업권 56억원을 5년으로 잡으면 매년 11.2억원입니다. 재측정이익 때문에 늘어난 20억원 몫만 따로 보면 매년 4억원씩, 5년 동안 확정적으로 손익계산서를 누릅니다. 실적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습니다. 손상 징후가 보이면 제20장에 따른 손상검사도 따로 합니다(문단 20.4).
같은 거래, 같은 20억원인데 적용하는 기준에 따라 이렇게 갈립니다.
| K-IFRS | 일반기업회계기준 | |
|---|---|---|
| 취득일 재측정 | 문단 42 — 공정가치 재측정 | 문단 12.30 — 동일 |
| 영업권 산식 | 문단 32 — 기존 지분 공정가치 가산 | 문단 12.32 — 동일 |
| 영업권 후속 처리 | 비상각, 매년 손상검사 (1036 문단 10⑵) | 20년 이내 정액법 상각, 징후가 있으면 손상검사 (제20장) |
| 재측정이익 20억의 귀결 | 실적이 받쳐 주면 남고, 아니면 손상차손 | 실적과 무관하게 상각비로 전액 환원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재측정이익은 번 돈이 아닙니다. 먼저 싸게 들어갔다는 과거의 판단을 인수하는 해에 한꺼번에 인식한 것이고, 같은 금액이 영업권이라는 이름으로 자산에 얹힌 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상각으로, K-IFRS에서는 손상이 나면 손상차손으로 다시 나갑니다. 인수하는 해의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을 성과로 보고하면, 그 숫자를 이듬해부터 되갚는 쪽에 서게 됩니다. 이사회 보고 자료를 만들 때 재측정이익을 영업이익 아래 별도 줄로 떼어 놓고, 그 금액이 영업권에 얼마나 들어갔는지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같은 장에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어차피 실사와 감사에서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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