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감사시간은 회사에 부과된 의무가 아닙니다 — 회사의 의무는 감사보수·감사시간·인력을 문서로 정하는 일입니다

감사보수 인상 통지에 표준감사시간이 붙으면, 법에서 정한 기준처럼 보여서 대개 그대로 받습니다. 하지만 외부감사법에는 회사가 그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조문이 없습니다.

💡 한 줄 요약 — 표준감사시간을 정하는 주체는 한국공인회계사회입니다. 회사는 감사보수·시간·인력을 문서로 정하고, 실제로 지켰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빠뜨리면 과태료가 아니라 감사인 지정(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정하는 제도)으로 돌아옵니다. 인상 통지에는 우리 자산 구간의 적용 여부, 작년에 정한 시간·인력과의 차이, 2025년 개정으로 마련된 축소 근거 중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것 순서로 답합니다.


표준감사시간은 회사의 직접 의무가 아닙니다

법은 회사에 표준감사시간 준수를 명령하지 않습니다. 표준감사시간을 정할 권한과 이를 검토할 의무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부여합니다.

법의 두 항은 모두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주어로 삼습니다. ①은 감사업무의 품질을 높이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을 보호하기 위해 표준감사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권한입니다. ②는 감사환경 변화를 고려해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를 반영한 뒤 결과를 공개하라는 의무입니다. 회사가 그 시간을 지키거나 그만큼의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은 이 조에 없습니다. 시행령에서도 회사는 의견을 들을 이해관계자이자 심의위원회에 대표 위원을 두는 쪽으로만 나옵니다. 시간을 지킬 의무를 지는 대상이 아니라 의견을 내는 상대입니다.

기준을 정하는 절차에서도 회사는 의견을 내는 쪽입니다.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4명입니다. 회사를 대표하는 위원 5명, 회계법인을 대표하는 위원 5명, 회계정보이용자 3명, 금융감독원 1명으로 구성됩니다. 회사 몫 5석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한국코스닥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추천합니다.

회의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야 열립니다. 의결에는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제정안·개정안은 20일 이상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공청회도 열어야 합니다.

과태료 규정도 같은 방향입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미비나 재무제표 비치·공시 위반은 과태료 대상입니다. 하지만 표준감사시간과 관련된 항목은 없습니다. 표준감사시간보다 적게 감사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부과할 과태료는 법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숫자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협상에서 힘을 갖는 통로가 따로 있습니다.

근거: 외부감사법 제16조의2 제1항·제2항, 외부감사법 시행령 제23조제1항·제3항·제4항·제8항·제9항, 외부감사법 제47조·제8조·제23조제5항.


시간이 현저히 낮으면 감사인 지정 사유가 됩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시간이 표준보다 현저히 낮다고 인정하면, 회사가 감사인을 고를 권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과태료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법은 증권선물위원회가 3개 사업연도 범위에서 감사인을 지정할 수 있는 회사를 열두 호로 정합니다. 그중 제10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사인의 감사시간이 제16조의2제1항에서 정하는 표준 감사시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증권선물위원회가 인정한 회사

시간을 줄이는 데 합의한 당사자는 회사와 감사인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감사인 선택권을 잃는 쪽은 회사입니다. 지정은 한 해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정받은 감사인을 지정 사업연도 이후 최초로 도래하는 사업연도의 감사인으로 선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정 기간이 끝나는 해에는 감사인을 다시 구해야 합니다.

감사인이 “표준감사시간보다 낮게는 못 맞춥니다”라고 말할 때 실제 근거는 표준감사시간을 정할 권한을 준 규정이 아니라, 감사인 지정 사유를 정한 규정입니다.

협상의 쟁점은 “표준감사시간을 지켜야 하는가”가 아니라 “우리 회사가 이 지정 사유에 걸릴 구간에 있는가”입니다. 표준감사시간 적용이 유예된 구간이라면 비교 대상 자체가 없습니다.

표준감사시간을 정하는 쪽은 한국공인회계사회이고, 회사에는 그 시간을 지킬 의무가 없습니다. 회사가 해야 할 일은 보수·시간·인력을 문서로 정하는 것입니다. 그 문서가 협상에서 쓸 수 있는 유일한 근거입니다.

근거: 외부감사법 제11조제1항제10호·제6항, 제16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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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시간·인력을 문서화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는 감사보수·시간·인력을 문서로 정하고, 감사보고서를 받은 뒤 실제로 지켰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법이 회사에 직접 요구하는 일입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지점에서 어긋납니다.

첫째, 정하는 주체는 원칙적으로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입니다. 감사위원회가 없는 비상장 스타트업이라면 감사 1인이 맡습니다. 다만 직전 사업연도 감사인을 다시 선임한 해와 감사가 없는 유한회사는 대표이사가 정합니다.

새 감사인을 고른 해에 대표이사와 재무책임자만 서명했다면 이 의무를 채우지 못합니다.

둘째, 문서에는 보수뿐 아니라 시간과 인력도 들어가야 합니다. 총보수만 적고 투입 시간과 등급별 인력 구성을 빼면, 다음 해 인상 견적과 비교할 기준선이 없습니다.

셋째, 사후 확인은 별도의 의무입니다. 감사보고서를 받은 뒤 문서로 정해 둔 시간과 인력이 실제 투입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야 “작년에 정한 3,200시간 중 실제 투입은 2,900시간이었는데 올해 견적은 3,800시간”이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확인하지 않았다면 쓸 수 없는 문장입니다.

문서화나 사후 확인을 빠뜨려도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행령은 이 문서화·확인 의무를 위반한 회사를 감사인 지정 대상으로 정합니다. 대가는 벌금이 아니라 다음 해 감사인을 고를 권리입니다. 앞서 본 감사시간 부족과 결과가 같습니다.

이미 감사인을 지정받은 회사도 이 의무를 집니다. 법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선임이나 변경선임을 요구해 회사가 감사인을 선임할 때도 같은 규정을 적용합니다. 선택권은 없어도 보수·시간·인력을 문서로 정하고 사후에 확인할 권한은 남습니다. 지정 상태에서 회사가 쥔 수단은 이것입니다.

외부감사법 제16조의2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제10조제5항·제6항은 회사의 감사에 의무를 부과하며, 두 조문 위반이 모두 감사인 지정으로 귀결되는 구조를 좌우로 비교한 도식
표준감사시간은 회사 의무가 아니지만, 그 숫자와의 거리는 지정 사유로 환산된다.

근거: 외부감사법 제10조제5항·제6항·제4항제2호 단서, 외부감사법 시행령 제14조제6항제3호 라목, 외부감사법 제11조제1항제12호·제7항.


자산 구간과 적용 사업연도부터 확인합니다

비상장사는 자산총액에 따라 표준감사시간의 적용 여부와 비율이 달라집니다. 인상 통지에 답하기 전에 우리 회사의 구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는 2024년 12월 4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할 기준을 확정했습니다. 금융위원회도 같은 날 보도자료로 알렸습니다.

자산총액(비상장)2021~2024년2025~2027년 확정 내용
2조원 이상100% 적용좌동
1천억~2조원90% 적용부분적용 연장(~2025년)
200억~1천억70~80% 적용부분적용 연장(~2025년)
200억 미만유예유예 연장(~2027년)

먼저 자산총액 200억원 미만 중소회사는 2027년까지 적용이 유예됩니다. 당초 2024년까지였던 유예가 연장된 것입니다. 시리즈 A·B 단계 회사는 대개 이 구간에 있습니다. 다만 투자 직후에는 현금만으로 200억을 넘기도 합니다. 구간이 바뀌는 해가 투자가 들어온 해인 경우가 많습니다. 라운드 다음 해 감사보수 인상 통지가 유독 커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반면 2024년 12월 발표에서 부분적용 연장은 2025년까지만 확정됐습니다. 2026년 이후 적용률은 2025년 하반기 위원회 심의로 넘겨졌습니다. 협상 중인 사업연도가 2026년 이후라면, 통지의 적용률이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어느 공고에 근거했는지 물어야 합니다.

외부감사 대상인지부터 불분명하다면 그 확인이 먼저입니다. 외부감사 대상 상장예정에서 다뤘습니다.

2025~2027년 표준감사시간의 비상장사 자산규모별 적용률을 네 구간 계단으로 표현한 도식. 자산 200억원 미만은 2027년까지 적용 유예
자산총액 200억원이 첫 번째 경계이고, 라운드가 들어온 해에 그 경계를 넘는 회사가 많다.

근거: 금융위원회 2024-12-04 보도자료(2025~2027년 표준감사시간 확정).


인상 원인과 축소 근거로 견적에 답합니다

인상 통지를 받으면 시간이 늘어난 원인부터 짚어 둡니다. 감사시간을 늘리는 원인은 대개 감사인 쪽이 아니라 회사 쪽에 있습니다.

초도감사(첫 감사)에는 기초잔액 검증이 통째로 추가됩니다(초도감사 기초잔액).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감사 대상이 되면 그 업무도 붙습니다(내부회계관리제도 비상장 상장준비). 상환전환우선주의 자본·부채 분류, 주식기준보상의 공정가치 측정, 구독 매출의 수익인식도 판단에 시간이 드는 항목입니다. 연결재무제표라면 종속회사 수가 바로 곱해집니다. 이런 변화를 먼저 짚어 두면 인상분 중 어디까지 설명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25~2027년 개정에는 시간을 낮춰 적용할 근거도 생겼습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는 다음 갈래를 제시합니다.

첫째는 우수한 지배구조입니다. 외부감사인을 독립적으로 선임하고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견제·감독하는 경우입니다. 회사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근거는 이 항목뿐입니다. 법이 이미 요구하는 감사의 감사인 선정 과정을 문서로 남기면 근거가 쌓입니다.

둘째는 감사효율성입니다. 감사인이 내부회계관리제도와 재무제표 감사를 통합하거나 디지털 감사기술을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효과는 보수에 바로 반영되지만, 결정권은 감사인에게 있습니다. 회사는 활용을 요청할 수 있을 뿐입니다.

셋째는 산정과정 보완입니다. 감사투입시간이 적은 소규모 자회사는 연결 표준감사시간을 계산할 때 자회사 수에서 뺄 수 있게 됐습니다. 지주 구조나 해외 소규모 자회사를 둔 회사라면 바로 적용되지만, 해당 회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인상 통지에는 다음 순서로 답합니다.

  • 우리 자산 구간이 적용 대상인지 확인합니다. 200억 미만이면 2027년까지는 비교 대상이 없습니다.
  • 작년에 문서로 정한 시간·인력과 올해 견적을 비교합니다. 차이가 어느 계정에서 생겼는지 짚습니다.
  • 지배구조·감사효율성·산정과정 보완 중 회사가 제시할 축소 근거를 찾습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시간과 인력의 구성을 맞춰 보자는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제안을 뒷받침하는 것은 법이 회사에 만들라고 한 문서입니다.

근거: 외부감사법 제10조제4항제2호·제10조제5항, 금융위원회 2024-12-04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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