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등기와 청산인 선임을 마친 다음에야 “그래서 법인세가 얼마 나오느냐”를 계산하는 순서가 흔합니다. 누적 결손금이 90억인데 세금이 나올 리 없다는 전제가 먼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청산소득에서는 그 전제가 뒤집힙니다. 잔여재산가액이 같다면, 결손금이 더 많이 쌓인 회사가 오히려 세금을 냅니다.
💡 한 줄 요약 — 청산소득은 손익계산서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잔여재산가액에서 해산등기일 현재의 자기자본총액을 빼는 한 줄 계산이고(법인세법 제79조 제1항), 쌓인 결손금은 이 계산에서 소득을 줄여 주는 항목이 아닙니다. 재무상태표에 반영된 결손금은 이미 자기자본총액을 그만큼 낮춰 두었고, 세무상 이월결손금 잔액이 남아 있어도 이 부분은 다시 상계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세청 해석입니다(같은 조 제4항, 시행령 제122조 제3항 단서). 그래서 잔여재산가액이 같다면 결손금이 클수록 청산소득이 커집니다.
📋 목차
계산식에 손익계산서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법인세법 제79조 제1항의 문언은 이렇습니다.
내국법인이 해산(합병이나 분할에 의한 해산은 제외한다)한 경우 그 청산소득(이하 “해산에 의한 청산소득”이라 한다)의 금액은 그 법인의 해산에 의한 잔여재산의 가액에서 해산등기일 현재의 자본금 또는 출자금과 잉여금의 합계액(이하 “자기자본의 총액”이라 한다)을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
그동안 얼마를 벌었는지, 얼마를 잃었는지가 식에 없습니다. 남은 돈이 장부상 자기자본을 넘는가만 봅니다.
잔여재산가액은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금액입니다(시행령 제122조 제1항). 여기서 자산총액의 계산 방법이 실무를 가릅니다. 원칙은 해산등기일 현재의 자산 합계인데, 추심할 채권과 환가처분할 자산은 추심 또는 환가처분한 날 현재의 금액으로 잡습니다(같은 조 제2항 제1호). 완료 전에 분배하면 분배한 날 현재의 시가입니다(제2호).
이 한 줄이 스타트업에서 크게 작동합니다. 개발비를 전량 비용처리해 장부가액이 0인 소프트웨어·특허를 정리 과정에서 8억원에 팔았다고 하면, 그 8억원이 그대로 자산총액에 들어옵니다. 장부가액 0과 처분가액 8억원의 차이가 어디선가 상쇄되는 구조가 아닙니다(개발비 자본화 함정에서 본 자본화 판단이 여기서 한 번 더 값을 바꿉니다).
반대 방향으로 자기자본총액을 키우는 항목도 하나 있습니다. 청산기간에 국세기본법에 따라 환급되는 법인세액이 있으면 그 금액을 해산등기일 현재의 자기자본총액에 가산합니다(제79조 제3항). 환급금이 들어오면 잔여재산가액이 그만큼 커지는데, 같은 금액을 자기자본총액에도 더해 청산소득이 늘어나지 않게 하는 구조입니다.
세율은 각 사업연도 소득과 같습니다. 제83조가 제55조 제1항의 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므로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퍼센트,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는 2천만원에 초과액의 20퍼센트입니다. 이 세율은 2025년 12월 23일 개정되어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고, 아래 예시는 12월 결산 법인이 2026년 이후 해산하는 경우를 전제로 이 세율을 적용합니다.
이월결손금은 부호가 반대로 걸립니다
제79조 제4항 본문입니다.
내국법인의 해산에 의한 청산소득 금액을 계산할 때 해산등기일 현재 그 내국법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월결손금이 있는 경우에는 그 이월결손금은 그날 현재의 그 법인의 자기자본의 총액에서 그에 상당하는 금액과 상계하여야 한다.
상계 대상이 소득이 아니라 공제항목입니다. 각 사업연도 소득에서 이월결손금은 과세표준을 직접 깎습니다(제13조 제1항 제1호). 청산소득에서는 잔여재산가액에서 빼 줄 자기자본총액을 깎습니다. 이름은 같고 방향은 반대입니다. 그리고 “상계하여야 한다”이므로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어떤 결손금인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시행령 제122조 제3항 본문이 시행령 제16조 제1항을 가리키므로, 출발점은 세무상 이월결손금 가운데 과세표준 계산에서 공제되지 않고 남은 잔액입니다. 이 정의에는 이월결손금에서 본 15년 공제기한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가 자기자본총액에서 이미 상계되었거나 상계된 것으로 보는 이월결손금을 상계 대상에서 뺍니다.
국세청은 이 단서를 일관되게 읽어 왔습니다. 세무상 이월결손금 중 기업회계상 이익잉여금과 상계되거나 자본잉여금 등으로 보전되어 소멸한 결손금은 이미 상계된 것으로 보고(법규법인2014-395, 2014.09.19), 기업회계상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어 있는 결손금도 자기자본총액을 계산할 때 다시 빼지 않습니다(서면-2022-법인-4043, 2023.05.12). 재무상태표에서 이미 자기자본을 줄여 놓은 결손금을 한 번 더 빼면 이중으로 차감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결손금은 재무상태표의 자본 항목에 그대로 쌓여 있고, 해산등기일 현재의 자기자본총액은 그 결손금을 이미 반영한 금액에서 출발합니다(세무조정 유보가 있으면 그만큼 가감합니다). 세무조정계산서에 이월결손금 잔액이 수십억 남아 있어도, 재무상태표에 이미 반영된 결손금이라면 청산소득 계산에서 한 번 더 빼 주지 않습니다.
숫자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시리즈A까지 100억원을 조달한 12월 결산 법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자본금(액면총액) 5억원, 주식발행초과금 95억원이고, 결손금은 재무상태표와 세무상 금액이 같으며 세무조정 유보는 없다고 놓겠습니다. 정리를 마친 시점의 잔여재산가액은 두 경우 모두 12억원으로 같습니다.
| ① 결손금 80억 | ② 결손금 90억 | |
|---|---|---|
| 자본금 + 주식발행초과금 | 5억 + 95억 = 100억 | 5억 + 95억 = 100억 |
| 재무상태표 결손금 | △80억 | △90억 |
| 자기자본총액 | 20억 | 10억 |
| 제79조 제4항 추가 상계 | 없음(이미 반영) | 없음(이미 반영) |
| 잔여재산가액 | 12억 | 12억 |
| 청산소득 | △8억 → 없음 | 2억 |
| 법인세 | 0원 | 2,000만원 |
결손금이 10억원 더 쌓인 회사가 2,000만원을 더 냅니다. 사업을 더 크게 잃은 쪽이 더 내는 구조이고, 이것은 제도의 오작동이 아니라 식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청산소득에서 이월결손금은 세금을 막는 방패가 아니라 자기자본총액을 깎는 칼입니다. 재무상태표에 쌓인 결손금은 이미 그 칼질을 마친 상태이고, 세무상 잔액이 남아 있다고 해서 청산소득에서 한 번 더 빼 주지 않습니다.
해산등기일 전 2년 이내의 무상증자는 되돌려집니다
제79조 제4항에 따라 따로 상계하는 이월결손금이 있을 때, 그 한도는 같은 항 단서가 정합니다.
다만, 상계하는 이월결손금의 금액은 자기자본의 총액 중 잉여금의 금액을 초과하지 못하며, 초과하는 이월결손금이 있는 경우에는 그 이월결손금은 없는 것으로 본다.
국세청은 이 잉여금에 주식발행초과금 같은 자본잉여금도 포함된다고 봅니다(서이46012-11067, 2003.05.28). 한도가 잉여금이라면 떠오르는 수가 있습니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 한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한도가 내려가면 상계되는 결손금이 줄고, 그만큼 자기자본총액이 커져 청산소득이 줄어듭니다. 제79조 제5항이 그 자리를 막습니다.
제4항에 따라 청산소득 금액을 계산할 때 해산등기일 전 2년 이내에 자본금 또는 출자금에 전입한 잉여금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금액을 자본금 또는 출자금에 전입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같은 항을 적용한다.
해산등기일 전 2년 이내에 전입한 잉여금은 전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한도를 계산하므로, 그 기간 안의 무상증자로는 상계 한도를 낮출 수 없습니다.
다만 이 두 줄이 움직이는 범위는 제4항에 따라 따로 상계하는 결손금에 한정됩니다. 앞의 표처럼 결손금이 재무상태표에 이미 반영된 회사라면, 무상증자는 자본금과 잉여금 사이에서 금액을 옮길 뿐이므로 둘을 더한 자기자본총액이 처음부터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손보전도 같은 결론입니다. 계속기업 상태에서 결손을 정리하려고 자본을 손보면(자본잠식 무상감자 결손보전) 재무상태표의 결손금은 지워지지만, 국세청은 자본잉여금 등으로 보전되어 소멸한 결손금을 자기자본총액에서 이미 상계된 것으로 봅니다(법규법인2014-395). 각 사업연도 소득에서는 세무상 이월결손금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청산소득 계산에서 다시 빼 주는 금액이 되지는 않습니다.
덧붙이면 무상증자 자체도 공짜가 아닙니다. 이익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하면 주주에게 의제배당이 발생합니다(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2호). 주식발행초과금 같은 자본준비금 전입은 같은 호 가목으로 제외되지만, 어느 계정을 전입하느냐에 따라 주주 쪽 과세가 먼저 열립니다.
날짜는 세 번 옵니다
청산소득 신고를 늦게 알아차리는 이유는 기산점이 익숙한 날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째, 해산등기일. 자기자본총액과 이월결손금을 이 날 현재로 잽니다. 제79조 제5항의 2년도 이 날에서 거꾸로 셉니다.
둘째, 잔여재산가액확정일. 시행령 제124조 제3항은 이 날을 두 가지로 정합니다. 해산등기일 현재의 잔여재산의 추심 또는 환가처분을 완료한 날, 또는 잔여재산을 그대로 분배하는 경우에는 그 분배를 완료한 날입니다. 청산종결 결산을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날이 아닙니다.
이 구분을 다툰 재결이 있습니다. 조세심판원 국심1997서3156(1998.07.02, 기각)에서 청구법인은 청산인 인건비와 외부용역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 주주총회 승인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심판원은 자산의 0.03퍼센트에 해당하는 집기비품·차량운반구가 남아 있었고 그 비용들을 확정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도 없다고 보아, 채권·채무 소송이 화해로 종결된 날을 확정일로 인정했습니다. 당시 시행령 제118조의2도 확정일을 지금의 제124조 제3항과 같은 두 갈래(추심·환가처분 완료일, 그대로 분배하면 분배 완료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확정신고 기한. 잔여재산가액확정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제84조 제1항 제1호). 재무상태표를 첨부하고(제84조 제2항 제1호), 청산소득 금액이 없어도 신고합니다(제84조 제3항).
여기에 실무에서 가장 잘 놓치는 갈래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85조의 중간신고입니다. 두 경우에 각각 그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1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 잔여재산가액이 확정되기 전에 그 일부를 주주에게 분배한 경우: 그 분배한 날
- 해산등기일부터 1년이 되는 날까지 잔여재산가액이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 그 1년이 되는 날
2번이 생각보다 자주 걸립니다. 상법 제535조 제1항만 봐도 청산인은 취임한 날부터 2개월 안에 채권신고를 공고해야 하고 그 신고기간은 2개월 이상입니다. 여기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이나 미수금 회수 소송이 얹히면 1년은 쉽게 넘어갑니다. 앞의 재결에서도 청구법인은 해산등기 후 1년이 되는 날까지 잔여재산가액이 확정되지 않아 중간신고를 했습니다.
법인세보다 먼저 오는 것은 부가가치세입니다
회사를 접는 실무에서 첫 번째로 걸리는 세목은 법인세가 아닙니다.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6항은 사업자가 폐업할 때 자기생산·취득재화 중 남아 있는 재화는 자기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매입세액을 공제받고 산 물건이 남아 있으면, 팔지 않았어도 판 것으로 보고 부가가치세를 냅니다.
금액은 같은 법 시행령 제66조 제2항으로 계산합니다. 감가상각자산이면 취득가액에 체감률을 곱해 깎아 내립니다. 건물·구축물은 경과 과세기간 1회당 5퍼센트씩(최대 20회), 그 밖의 감가상각자산은 1회당 25퍼센트씩(최대 4회) 차감합니다. 취득가액은 매입세액을 공제받은 그 가액입니다(같은 조 제4항).
그 밖의 감가상각자산은 25퍼센트 × 4과세기간이므로 취득 후 2년이 지나면 공급가액이 0이 됩니다. 뒤집으면, 최근에 장비·서버·사무가구를 많이 산 회사일수록 폐업 시점의 이 금액이 큽니다. 라운드 직후 설비를 갖췄다가 2년 안에 정리에 들어가는 경우가 정확히 그 구간입니다.
기한은 폐업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25일입니다(부가가치세법 제49조 제1항 괄호). 잔여재산가액확정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인 법인세 청산소득 신고보다 대개 몇 달 앞에 옵니다.
주주에게 한 번, 그리고 청산인에게 한 번 더
회사 쪽 계산이 끝나면 분배가 남습니다.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3호는 해산한 법인의 주주가 잔여재산 분배로 취득하는 금전·재산의 가액이 그 주식을 취득하기 위하여 사용된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의제배당으로 봅니다. 수입시기는 잔여재산의 가액이 확정된 날이고(같은 법 시행령 제46조 제5호 가목), 원천징수세율은 14퍼센트입니다(같은 법 제129조 제1항 제2호 나목). 감자나 자기주식 취득에서 쓰던 문을 해산 분배도 그대로 씁니다(자기주식취득 의제배당 양도소득).
스타트업에서 이 문장이 특이하게 작동하는 지점은 같은 분배에서 주주별로 결과가 갈린다는 것입니다. 주당 50,000원에 들어온 투자자는 분배액이 취득가액에 못 미치므로 의제배당이 0입니다. 반면 주당 500원에 취득한 창업자는 분배액이 그 500원을 넘는 순간부터 초과분 전액이 배당소득입니다. 회사가 손실로 끝났는데 창업자에게만 배당소득세가 붙는 모양이 됩니다. 취득에 사용한 금액이 불분명하면 액면가액으로 봅니다(소득세법 제17조 제4항). 분배 순서에 청산우선권이 걸려 있다면 각자의 분배액 자체가 달라지므로(청산우선권 매각대금 분배), 계산은 캡테이블이 아니라 정관과 투자계약을 먼저 열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순서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국세기본법 제38조는 법인이 부과받거나 납부할 국세를 내지 않고 잔여재산을 분배·인도했는데 그 법인에 대한 강제징수로 부족한 경우, 청산인과 잔여재산을 분배받은 자가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정합니다. 한도는 청산인이 분배·인도한 재산의 가액, 받은 자는 각자가 받은 재산의 가액입니다.
청산인은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따로 정하지 않으면 이사가 맡습니다(상법 제531조 제1항). 그리고 분배는 대개 세금을 계산하기 전에 이미 논의가 끝나 있습니다. 두 문장 사이의 거리가 이 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는 자리입니다.
세금을 먼저 확정하고 분배는 그다음입니다. 해산등기를 넣기 전에 계산해 보면 순서를 지킬 수 있고, 넣은 뒤에 계산하면 자기자본총액은 이미 해산등기일 현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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