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가능이익은 이익잉여금이 아니라 순자산에서 네 번 빼는 계산입니다 — 자기주식 취득도 RCPS 상환도 이 한 숫자에서 막히고, 그해 결산이 모자라면 이사가 부족액을 물어냅니다

회사 통장에 현금 60억이 있고 자본총계는 180억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퇴사한 공동창업자의 주식 3억 원어치를 되사지 못합니다. 상법이 재원으로 인정하는 숫자가 0원이기 때문입니다. 배당가능이익이 얼마냐고 물으면 대부분 재무상태표의 미처분이익잉여금 한 줄을 읽어 주는데, 상법이 요구하는 것은 그 줄을 읽는 게 아니라 순자산에서 네 번 빼는 계산입니다.

💡 한 줄 요약 — 배당가능이익은 재무제표에서 읽는 숫자가 아니라 상법 제462조 제1항이 정한 뺄셈의 결과입니다.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기왕에 적립된 준비금, 이번에 적립할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 넷을 빼고 남는 것이며, 누적 결손이 남아 있으면 라운드를 여러 번 돌아 순자산이 커도 이 값이 0입니다. 자기주식 취득·RCPS 상환·창업자 주식 재매입이 전부 여기서 막히고, 한도 안에서 취득했더라도 그해 결산에서 순자산이 공제액 합계에 못 미치면 이사가 연대해 부족액을 배상합니다.


출발점은 이익잉여금이 아니라 순자산액이다

상법 제462조 제1항은 회사가 “대차대조표의 순자산액으로부터 다음의 금액을 공제한 액을 한도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빼는 것은 넷입니다.

호빼는 금액
1호자본금의 액
2호그 결산기까지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3호그 결산기에 적립하여야 할 이익준비금의 액
4호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미실현이익

3호는 배당을 하는 해에만 따라옵니다. 제458조가 “자본금의 2분의 1이 될 때까지 매 결산기 이익배당액의 10분의 1 이상”을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하게 하므로, 이번에 배당할 금액이 정해지면 그 10%가 다시 공제 항목으로 붙습니다.

여기서 스타트업이 걸리는 곳은 2호입니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자본준비금이고, 자본준비금은 빼는 쪽에 서 있습니다. 라운드를 돌 때마다 액면을 초과해 받은 금액이 전부 이 칸에 쌓이므로, 투자를 많이 받은 회사일수록 빼야 할 금액이 커집니다. 순자산이 커지는 속도와 공제액이 커지는 속도가 같습니다.

시리즈B까지 마친 12월 결산 법인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자산 220억, 부채 40억이라 순자산은 180억입니다. 자본금은 1억(액면 100원 × 100만 주), 주식발행초과금은 250억, 누적 결손금은 71억입니다. 배당한 적이 없으므로 이익준비금은 0입니다.

순자산액 180억에서 자본금 1억과 자본준비금 250억을 공제해 배당가능이익이 0원이 되는 구조를 보여주는 막대 도식
자본총계가 180억이어도 배당가능이익은 0원입니다. 빼는 쪽이 251억이기 때문입니다.

180억에서 251억을 빼면 음수이므로 배당가능이익은 0원입니다. 이 회사는 현금이 있어도, 흑자로 전환해도, 그 흑자가 결손금 71억을 다 메우기 전까지는 재원이 생기지 않습니다.

자본잉여금이 두껍다고 재원이 두꺼운 것은 아닙니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순자산을 늘린 만큼 빼는 금액도 늘려서, 배당가능이익에는 한 푼도 보태지 않습니다.


네 번째 공제는 이익잉여금이 흑자인 회사에서 작동한다

4호의 미실현이익은 상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이 정의합니다. “법 제446조의2의 회계 원칙에 따른 자산 및 부채에 대한 평가로 인하여 증가한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으로서, 미실현손실과 상계하지 아니한 금액“입니다. 상계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같은 조 제2항이 파생결합증권 연계거래·파생상품 위험회피거래·보험상품 연계거래 세 경우만 예외로 둡니다.

읽을 때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상계 금지 때문에 손실이 있어도 이익이 그대로 빠집니다. 평가이익 15억과 평가손실 10억이 함께 있는 회사가 빼는 금액은 순액 5억이 아니라 15억입니다. 위 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렇습니다.

둘째, 조문이 당기손익과 기타포괄손익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001호 문단 7은 기타포괄손익에 재평가잉여금의 변동(제1016호·제1038호), 확정급여제도의 재측정요소(제1019호), 해외사업장 재무제표 환산손익(제1021호),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지분상품 투자에서 발생한 손익(제1109호 문단 5.7.5) 등을 열거합니다. 그런데 시행령 제19조 제1항의 문언은 “평가로 인하여 증가한 순자산액”이지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한 금액”이 아닙니다. 문언대로면 당기손익으로 인식해 이미 이익잉여금에 들어가 있는 평가이익도 다시 빼야 합니다.

이 지점이 실무에서 실제로 부딪치는 자리입니다. 타법인 지분이나 투자자산을 공정가치로 올려 잡아 당기순이익이 흑자가 된 회사는, 그 흑자를 근거로 배당가능이익을 계산하면 안 됩니다. 평가이익 15억이 섞여 있으면 다른 계산이 아무리 맞아도 재원은 그만큼 적습니다.


막힌 재원을 가장 크게 푸는 통로 — 준비금 감소

여기까지가 계산이고, 실무의 질문은 그다음입니다. 재원이 0인데 상환 요구가 들어오면 회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상법 제461조의2가 답입니다. “회사는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에 주주총회의 결의에 따라 그 초과한 금액 범위에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을 감액할 수 있다.”

이 요건이 스타트업의 자본 구성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액면 100원짜리 주식을 발행해 온 회사는 자본금이 억 단위인데 자본준비금은 백억 단위입니다. 1.5배 요건은 사실상 언제나 충족되고, 감액 가능 범위는 준비금 거의 전부입니다. 위 예시 회사라면 준비금 250억이 자본금 1억의 1.5배(1.5억)를 넘으므로 248.5억까지 감액할 수 있습니다.

감액하면 제462조 제1항 2호의 금액이 줄고, 뺄셈의 결과가 그만큼 늘어납니다.

자본준비금 200억 감액 전후의 자본 구성 비교표. 자본총계는 180억으로 동일하지만 배당가능이익은 0원에서 129억으로 변한다
감액은 자본 안에서 계정이 옮겨 앉는 것이라 순자산도 자본총계도 변하지 않습니다.

자본총계가 그대로인데 재원만 생기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다면, 뺄셈의 어느 쪽이 움직였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순자산액은 그대로이고 빼는 금액이 200억 줄었을 뿐입니다. 이 숫자가 실제 한도 계산에 언제 반영되는지는 뒤에서 따로 봅니다.

세무는 한 겹 더 있습니다. 법인세법 제18조 제8호는 “「상법」 제461조의2에 따라 자본준비금을 감액하여 받는 배당금액(내국법인이 보유한 주식의 장부가액을 한도로 한다)”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법인 주주에게는 이 배당이 소득이 아니라 투자원본의 회수로 취급되고, 대신 보유 주식의 장부가액이 줄어듭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72조 제5항 제1호). 다만 같은 호 가목이 “제16조제1항제2호가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본준비금”을 제외하므로, 감액하는 준비금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라운드에서 쌓인 주식발행초과금은 제16조 제1항 제2호 가목의 자본준비금에 해당해 익금불산입 대상이지만, 채무를 출자전환하면서 시가를 넘겨 발행한 부분(법인세법 제17조 제1항 제1호 단서)은 여기서 빠져 익금불산입되지 않습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개인 주주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26조의3 제6항이 같은 감액배당을 배당소득에서 빼 줍니다. 다만 2026년부터 지급받는 배당은 비상장법인 주주라면 원칙적으로 보유 주식의 장부가액까지만 빼 주므로, 그 금액을 넘는 부분은 배당소득으로 과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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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가 막히면 세 가지가 동시에 막힌다

배당가능이익은 배당만의 관문이 아닙니다.

상법 제341조 제1항 단서가 자기주식 취득을 여기에 묶습니다. “그 취득가액의 총액은 직전 결산기의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에서 제462조제1항 각 호의 금액을 뺀 금액을 초과하지 못한다.” 배당가능이익과 같은 계산식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창업자 주식을 되사는 거래는 합병·주식매수청구 같은 특정목적 취득(제341조의2)이 아닌 한 이 한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도 같습니다. 제345조 제1항은 상환주식을 ‘회사의 이익으로써’ 소각하는 주식으로 정하고, 주주가 상환을 청구하는 형태에도 같은 재원 제한이 걸린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그래서 텀시트에 상환권이 적혀 있어도 재원이 없으면 회사는 상환할 수 없습니다. 이때 협상은 상환이 아니라 다른 구조로 넘어갑니다 — 상환 시기의 연기, 구주 매각 알선, 다음 라운드 조건 조정 같은 것들입니다. 상환권을 가진 투자자 입장에서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은 상환 조항의 문구가 아니라 회사의 이 숫자입니다.

세 번째는 퇴사자 주식의 회사 매입입니다. 재원이 없는데 회사가 대금을 지급하면 그 거래는 상법 위반이 되고, 문제는 민사에서 끝나지 않고 세무로 이어집니다. 자기주식 취득을 다툰 조세 사건에서 반복되는 쟁점은 취득이 무효라면 그 매매대금을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볼 것인가이고, 결론은 상법상 유효인지 무효인지에 따라 갈렸습니다(창업자 주식 재매입 편에서 판결별로 정리했습니다). 회사가 지급한 돈이 주식 대금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그 돈은 주주에게 빌려준 것으로 남습니다.

배당에서도 결과는 가볍지 않습니다. 제462조 제3항은 한도를 위반해 배당한 경우 회사채권자가 배당한 이익을 회사에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주주총회가 적법하게 결의했는지와 무관하게, 회사 밖의 채권자가 직접 주주를 상대로 되돌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취득 방법의 제한과 그 뒤에 오는 세금은 자기주식 취득과 의제배당·양도소득 편에서, 상환 시 의제배당 계산은 RCPS 상환과 의제배당 편에서 다뤘습니다. 결손이 자본을 이미 갉아먹은 상태의 처리는 자본잠식과 무상감자 편에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앞단, 세 거래가 공통으로 통과해야 하는 숫자를 봅니다.


한도는 과거로 재고, 책임은 미래로 묻는다

여기서부터가 계산서를 다 만든 뒤에도 남는 부분입니다.

제341조 제1항 단서의 기준은 직전 결산기의 대차대조표입니다. 기중에 아무리 이익이 나도 그 자리에서 재원이 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3항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회사는 해당 영업연도의 결산기에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이 제462조제1항 각 호의 금액의 합계액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주식의 취득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한도는 과거 숫자로 재고, 취득 가능 여부는 올해 말 예상 숫자로 다시 묻습니다. 그리고 제4항이 결과를 붙입니다. 실제로 미달했는데 취득한 경우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그 미치지 못한 금액을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면책되려면 우려가 없다고 판단할 때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이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직전 결산기 한도 안에서 자기주식을 샀더라도, 그해 결산에서 순자산이 미달하면 이사가 부족액을 회사에 배상합니다. 면책의 입증책임은 이사에게 있습니다.

적자를 내면서 성장하는 회사에서 이 조항은 이론이 아닙니다. 작년 말 기준 한도가 20억이라 창업자 주식을 15억에 되샀는데 올해 손실로 순자산이 공제액 합계 아래로 내려가면, 이사회는 그 15억을 판단 근거와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남겨야 할 것은 결의서 한 장이 아니라 취득 시점의 연간 추정 손익과 순자산 전망입니다. 자금계획이 이사회 의사록에 붙어 있는지가 나중에 갈립니다.

재는 시점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기준이 되는 대차대조표는 승인된 것이어야 하는데,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하는 특칙(제449조의2 제1항)은 정관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위에 두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재무제표가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적정하게 표시한다는 외부감사인의 의견이 있을 것, 그리고 감사 전원의 동의가 있을 것입니다. 외부감사인의 의견이 없는 회사는 이 문을 쓸 수 없으므로 정기주주총회의 승인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12월 결산 회사의 상환·재매입 일정은 결산 일정에 묶입니다. 1월에 상환 요구를 받아도 실행 가능 여부는 3월 정기주총 이후에 확정됩니다.

준비금 감액도 주주총회 결의사항입니다. 제461조의2는 ‘주주총회의 결의’라고만 정하므로 보통결의(제368조 제1항)로 되고, 자본금 감소(제439조 제2항)와 달리 채권자보호절차를 준용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일정은 따로 봐야 합니다. 자기주식 취득 한도는 직전 결산기 대차대조표로 재고, 거기서 빼는 준비금은 ‘그 결산기까지 적립된’ 금액입니다. 결산기가 지난 뒤에 한 감액 결의는 그 숫자를 바꾸지 않습니다. 감액이 한도에 확실히 반영되는 것은 감액 후 처음 승인되는 결산기 대차대조표부터라고 보고, 상환이나 재매입이 예상되면 감액 결의를 한 해 앞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배당가능이익은 재무제표에서 찾는 줄이 아니라 상법이 지시한 뺄셈입니다. 순자산액에서 자본금과 기왕의 준비금을 빼는 순간, 라운드를 여러 번 돈 회사는 대부분 0에서 시작합니다. 그 0을 움직이는 현실적인 방법은 이익을 쌓아 결손을 메우거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빼는 쪽을 줄이는 것 둘입니다. 자본금 감소도 빼는 쪽을 줄이지만, 액면이 작은 스타트업은 자본금 자체가 작아 움직이는 폭이 미미합니다.

그리고 계산이 끝난 뒤에도 두 가지가 남습니다. 그 숫자가 언제 확정되는지(직전 결산기, 그리고 승인 절차), 그 숫자를 지켰는데도 그해 결산이 나빠지면 누가 책임지는지(이사, 그리고 면책 입증책임도 이사). 상환 요구가 들어오기 전에 이 둘까지 계산해 둔 회사와 요구를 받고 나서 계산하는 회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쓸 수 있는 카드의 수가 다릅니다.


참고 조문

  • 상법(공포 20250909·시행 20260910) 제341조, 제341조의2, 제345조, 제368조 제1항, 제439조 제2항, 제449조의2, 제458조, 제459조 제1항, 제461조의2, 제462조
  • 상법 시행령(공포 20260721·시행 20260723) 제18조, 제19조
  • 법인세법(공포 20251223·시행 20260101) 제17조 제1항 제1호, 제18조 제8호
  • 법인세법 시행령(공포 20260930·시행 20261001) 제12조 제1항, 제72조 제5항 제1호
  • 소득세법 시행령(공포 20260930·시행 20261001) 제26조의3 제6항
  • 기업회계기준서 제1001호 문단 7(기타포괄손익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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