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개인 특허를 회사가 사려면 이사회 승인이 먼저입니다 — 값이 적정했는지는 그다음 질문이고, 1년 뒤 대금을 전액 돌려줘도 그 거래를 한 날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대표 개인 명의로 등록된 특허 3건을 회사가 6억원에 사들였고, 이사회 결의는 대금이 나간 뒤 두 달 만에 잡혔다고 하자. 상장 준비에 들어가 이 거래가 걸리자 대금을 전액 반환했다. 그런데 주관사가 먼저 물은 것은 반환 여부가 아니라 결의 날짜였다.

💡 한 줄 요약 — 상법 제398조는 이사·주요주주와 회사 사이의 거래에 대해 ‘미리’ 이사회 승인을 받을 것, 그것도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 받을 것을 요구한다. 가격이 공정해도 이 요건은 따로 걸리고, 세법은 그 거래를 한 날을 기준으로 시가초과액을 익금에 넣은 뒤 자산의 취득가액에서도 덜어낸다. 대금 반환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돈뿐이다.


‘미리’라는 두 글자, 그리고 과반수가 아닌 3분의 2

조문을 그대로 읽는 편이 빠르다. 상법 제398조는 각 호에 해당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하여는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세 가지가 한꺼번에 요구된다는 점을 먼저 붙잡아야 한다. 시점(미리), 정족수(3분의 2), 실질(내용과 절차의 공정). 감정평가서를 두툼하게 준비하는 것은 세 번째 요건 하나를 겨냥한 준비일 뿐이다.

정족수부터 보자. 일반적인 이사회 결의는 제391조 제1항에 따라 이사 과반수 출석에 출석이사 과반수다. 제398조는 출석이 아니라 이사 수를 기준으로 3분의 2를 요구한다. 그리고 제391조 제3항이 주주총회의 특별이해관계인 규정(제368조 제3항 — “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을 이사회에 준용한다.

이사가 3명인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거래 당사자라면, 그 대표이사는 이 안건의 특별이해관계인이어서 의결권이 없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전제다. 그러면 남은 2명이 전원 찬성해야 요건이 채워진다 — 재적 3명을 모수로 잡아도 필요 찬성 수는 2명이고, 당사자를 모수에서 빼 재적 2명으로 잡아도 2명이라 결과가 같다. 투자자 지명 이사 한 명이 기권만 해도 부결이다. “대표가 빠지면 나머지가 알아서 통과시키겠지”라는 감각이 깨지는 지점이 여기다.

여기에 초기 스타트업이 자주 놓치는 조항이 하나 더 있다. 자본금 총액 10억원 미만인 회사가 그 특례를 써서 이사를 1~2명만 두고 있다면(제383조 제1항 단서), 같은 조 제4항이 제398조의 “이사회”를 “주주총회”로 바꿔 읽게 한다. 그 회사의 이사회에는 애초에 승인 권한이 없다. 이사회 결의서를 아무리 정성껏 써도 근거 없는 문서다. 같은 조 제5항은 제391조(이사회 결의방법)와 제391조의3(이사회 의사록)을 아예 적용 제외하므로, 남길 문서의 형식 자체가 달라진다.

갈림길은 자본금이 아니라 등기된 이사 수다. 제4항이 걸리는 것은 “제1항 단서의 경우”, 즉 이사를 1~2명으로 둔 회사에 한한다. 자본금이 10억원 미만이어도 이사를 3명 이상 등기해 뒀다면 제1항 본문이 그대로 적용되고, 승인 기관은 그대로 이사회다. 자본금 1억원짜리 초기 법인이 공동창업자와 투자자 지명이사를 합쳐 이사 3인을 등기해 두는 것은 드문 구성이 아닌데, 이런 회사에 “자본금 10억 미만이니 주주총회”를 적용하면 반대 방향으로 틀린다.

법인 등기부와 정관을 열어 우리 회사의 승인 기관이 어디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이사를 1~2명에서 3명으로 늘린 회사라면 그 등기 시점 전후로 승인 기관이 바뀌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1인 회사니까 주주 전원이 동의하면 된다”는 구법 이야기다

이 주제를 검색하면 거의 반드시 나오는 논리가 있다. 1인 주주 또는 주주 전원이 동의했다면 이사회 승인이 없어도 회사가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 근거로 붙는 판례는 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5다5569 판결이다.

그 판결은 실제로 그렇게 말한다.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하던 사람이 체결한 공급계약이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위 규정의 취지가 회사와 주주에게 예기치 못한 손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함에 있으므로, 그 채무부담행위에 대하여 주주 전원이 이미 동의하였다면 회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없었음을 이유로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부분의 요약이 잘라내는 부분은 그다음 괄호다.

다만 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어 2012. 4. 15.부터 최초로 체결된 거래부터 적용되는 현행 상법 제398조는 ‘상법 제542조의8 제2항 제6호에 따른 주요주주의 경우에도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이사회에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 대법원 2015다5569 판결요지 [1] 중

괄호가 짚는 변화는 둘이다. 승인 대상이 이사에서 주요주주까지 넓어졌다는 것, 그리고 승인이 ‘미리’ 있어야 한다는 문언이 새로 들어왔다는 것. 즉 이 판례가 해석한 조문은 개정 전 제398조(“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때에 한하여 …”)이고, 대법원은 판단의 전제가 된 조문이 이미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판결문 안에 스스로 적어 뒀다.

이 괄호가 “현행법에서는 결론이 달라진다”고 판시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현행법 사안을 판단한 것이 아니므로 그렇게 읽을 수 없다. 다만 사전승인 문언이 새로 들어온 조문을 두고 구법 판례의 결론을 지금 체결하는 거래에 그대로 옮길 수 있다고 볼 근거 역시, 그 판결 안에는 없다.

재무 담당자가 가져갈 결론은 하나다. 사후 추인이나 주주 전원 동의로 치유될 가능성에 회사의 상장 일정을 걸지 않는다. 치유될 수도 있다는 것은 분쟁이 붙었을 때 방어할 논거이지, 심사장에 내밀 서류가 아니다. 주관사와 지정감사인이 요구하는 것은 “무효가 아니라는 논증”이 아니라 “요건을 갖췄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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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는 사람은 대표 한 명이 아니다 — 10%와 50%

상법 제398조 이사 자기거래 승인 대상 범위 — 이사·주요주주, 그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이들이 50퍼센트 이상 보유한 회사와 자회사
지분율 10%와 50%, 두 숫자가 경계를 만든다

제398조 각 호를 순서대로 읽으면 대상이 다섯 갈래다. ①이사 또는 주요주주 ②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③배우자의 직계존비속 ④①~③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 및 그 자회사 ⑤①~③이 ④의 회사와 합하여 50% 이상을 가진 회사.

주목할 곳은 두 군데다.

첫째, 주요주주의 정의가 지분율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제398조 제1호가 끌어오는 제542조의8 제2항 제6호는 주요주주를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자기의 계산으로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하거나 이사·집행임원·감사의 선임과 해임 등 상장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로 정의한다. ‘또는’이다. 지분이 10%에 못 미쳐도 계약으로 이사 지명권을 확보한 투자자라면 후단에 걸릴 여지가 있다. 시리즈 B 이후 주주간계약에 이사 지명권이 들어가는 것이 표준인 걸 생각하면, 지분율 표만 보고 넘기기 전에 한 번은 대조해 볼 문장이다. 그리고 이렇게 주요주주로 걸린 사람의 배우자·직계존비속은 제398조 제2호·제3호가 다시 받아 간다. 정의 한 줄이 켜지는 순간 대상이 한 사람에서 한 가계로 늘어난다.

둘째, 4호·5호의 “단독 또는 공동으로”가 관계사 정리의 통상적인 해법을 막는다. 대표가 개인적으로 세운 지주성 법인, 공동창업자 둘이 절반씩 나눠 가진 관계사, 대표와 배우자 지분을 합치면 50%를 넘는 회사 — 전부 대상이다. “내 지분을 49%로 낮추면 되지 않나”로 접근하면 ‘공동’ 두 글자에서 막힌다.

실무적으로는 이 다섯 갈래를 표로 만들어 두고, 신규 거래처 등록 단계에서 한 번 대조하는 장치를 붙이는 편이 낫다. 심사 준비를 시작한 뒤에 소급해서 세는 것과, 거래를 시작할 때 걸러내는 것은 비용이 다르다.


가격이 공정해도 세법은 따로 본다 — 그리고 상각 기간 내내 따라온다

상법 승인을 제대로 받았다고 세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법인세법 제52조와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1호는 “자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매입”한 경우를 부당행위계산으로 본다. 상법의 절차 요건과 세법의 가격 판정은 서로를 대체하지 않는다. 이사회 결의서는 세무서에 제출하는 문서가 아니고, 감정평가서는 상법 정족수를 채워주지 않는다.

여기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임계다. 시행령 제88조 제3항은 고가매입 유형에 대해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100분의 5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 적용한다고 정한다. ‘또는’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3억원은 우리 규모에서 나올 금액이 아니다”라고 넘기면 두 번째 기준에 걸린다. 세무상 시가가 2억원인 특허를 2억 2천만원에 사면 차액은 2천만원이지만 시가의 10%이므로 요건을 넘는다. 작은 회사일수록 5% 기준이 먼저 작동한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항은 이 판정을 “그 행위당시를 기준으로” 한다고 못박는다. 1년 뒤 대금을 전액 돌려줘도 그 사업연도의 판정은 그대로 남는다.

부인의 효과는 두 겹이다. 6억원에 산 특허의 세무상 시가가 3억원이라고 하자. 차액 3억원이 익금에 산입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행령 제72조 제4항 제3호가 제88조 제1항 제1호의 시가초과액을 자산의 취득가액에 포함하지 않도록 한다. 세무상 취득가액이 3억원으로 내려앉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상각 기간을 회사가 고를 수 없다는 점이 한 번 더 걸린다. 특허권은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호 나목의 무형자산이고, 이 자산군은 시행령 제2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시행규칙이 정한 내용연수를 그대로 쓴다. 기준내용연수의 ±25% 범위에서 골라 신고하는 길은 같은 항 제2호에 있는데, 특허권은 거기 해당하지 않는다. 시행규칙 별표3이 정한 특허권의 내용연수는 7년이다. 그래서 세무상 상각범위액은 연 8,571만원(6억÷7)에서 연 4,286만원(3억÷7)으로 반토막 난다. 장부상 5년 상각을 잡아 연 1억 2천만원을 비용으로 털었다면, 그 차액은 매년 상각부인액으로 쌓인다. 한 번의 부인이 7년치 세무조정으로 이어진다. 조사에서 한 해치 추징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그 뒤 여섯 해의 신고서가 계속 어긋난다.

이사 자기거래에서 대금 반환이 되돌리지 못하는 세 축 — 상법상 사전승인 요건, 세법상 행위 당시 기준 판정과 취득가액 감액, 상장심사에 남는 문서
세 축 모두 거래일에 확정되고, 반환은 돈만 되돌린다

시가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도 조문에 순서가 있다. 시행령 제89조 제1항이 먼저 특수관계 없는 제3자 간 거래가격을 보고, 그런 가격이 없어 시가가 불분명하면 제2항이 감정평가법인등의 감정가액(2 이상이면 그 평균액)을, 그다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준용 평가액을 차례로 적용한다. 감정평가를 거래 전에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후에 붙인 감정서는 이미 신고된 거래가액을 방어하는 문서일 뿐, 거래 당시의 시가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거래가 상법상 무효로 정리되는 경우에도 세무 문제는 남는다. 하급심 중에는 상법상 무효인 자기주식 취득거래에서 특수관계자에게 지급한 매매대금을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본 사례가 있다(부산지방법원 2014구합20521). 무효라서 세무상으로도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간 돈의 성격이 재구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지급금이 어떤 방식으로 재무제표와 실사에 남는지는 [[재무실사-가지급금-가수금]]에서 다뤘다.

개인 쪽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회사 돈이 대표에게 흘러가는 경로는 보수([[임원보수-손금불산입]])·배당·자산 양수 셋인데, 앞의 둘은 손금성과 세율이 쟁점이고 자산 양수만 절차법이 먼저 걸린다. 그런데도 자산 양수가 반복해서 제안되는 이유는 개인 쪽 계산이 유리해 보이기 때문이다. 특허권은 산업재산권이므로 대표가 이를 회사에 양도하고 받는 대가는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7호의 기타소득이고, 시행령 제87조 제1호의2가 이 유형에 대해 받은 금액의 60%를 필요경비로 의제한다(실제 필요경비가 더 크면 그 초과분도 산입). 6억원을 받으면 3억 6천만원이 자동으로 경비로 빠지고 기타소득금액은 2억 4천만원이 된다.

같은 사건을 직무발명보상금 경로로 처리했을 때와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직무발명보상금-비과세]]에서 정리했다. 여기서 덧붙일 것은 하나다. 소득세법 제41조가 사업소득·기타소득에도 부당행위계산 규정을 두고 있어, 개인 쪽이 무조건 안전지대인 것도 아니다.


심사 직전 일괄정리가 만드는 새 질문

이사회 의사록은 사내 문서가 아니다. 상법 제391조의3 제3항은 주주에게 영업시간 내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등사 청구권을 준다. 회사가 이유를 붙여 거절하더라도 주주는 법원 허가를 받아 볼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무엇이 적혀 있느냐도 결과를 바꾼다. 제391조의3 제2항은 안건·경과요령·결과와 함께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적도록 한다. 그리고 제399조 제3항은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를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 결의에 따른 행위가 법령·정관 위반이나 임무해태에 해당해 회사에 손해가 생긴 경우, 같은 조 제2항이 결의에 찬성한 이사에게도 제1항의 연대 손해배상책임을 지운다. 의사록의 침묵이 그 문턱을 낮춰 놓는 구조다.

회의실에서 불편해하면서도 말을 아낀 이사는, 몇 년 뒤 의사록에서 찬성한 이사로 읽힌다. 투자자 지명 이사를 둔 회사에서 이 조항은 회사의 리스크이자 그 이사 개인의 리스크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반대 의견이 실제로 있었다면 그것을 의사록에 적어 두는 편이 나중에 훨씬 방어하기 쉬운 기록이 된다. 만장일치로 정리된 의사록이 늘 유리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리 시점이 문제가 된다. 반환도, 계약 해지도, 재승인도 모두 그 시점의 문서를 새로 만든다. 심사에서 보는 것은 “지금 깨끗한가”가 아니라 “언제, 왜 정리했는가”다. 최근 사업연도의 장부·의사록·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이 통째로 검토 대상이 되는 구간 안에 정리 흔적이 들어오면, 정리했다는 사실 자체가 질문 항목이 된다. 그 구간이 시작되기 전에 끝난 정리는 배경 설명으로 넘어간다. 같은 행동이 시점 하나로 다른 서류가 된다.

자기거래에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돈뿐이다. 승인 날짜, 세무상 취득가액, 의사록에 남은 찬성 추정은 반환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정리하면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 값이 적정한지 감정평가부터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이 거래가 제398조 각 호 중 어디에 걸리는지, 우리 회사의 승인 기관이 이사회인지 주주총회인지, 정족수를 채울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감정평가는 그다음이다. 순서를 뒤집으면, 잘 만든 감정서가 승인 없이 진행된 거래를 증명하는 문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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