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매출채권 팩토링은 근거 법률이 아예 “상환청구권 없는 매입”이라고 적어 둔 제도입니다(「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67조 제1항 제18호의2). 그래서 이 제도를 쓰는 회사는 매출채권이 재무제표에서 빠진다고 보고 자금 계획을 세우기 쉽습니다. 그런데 기준서는 상환청구권 한 줄로 그 판정을 끝내지 않습니다.
💡 한 줄 요약 — 기업회계기준서 제1109호 문단 3.2.6은 매출채권 제거를 세 단계로 판정합니다. 위험과 보상의 대부분을 이전했는지를 먼저 묻고, 그것이 갈리지 않을 때에만 통제를 봅니다. 상환청구권은 첫 단계를 가르는 유력한 사실일 뿐이어서, 신용보강·유보금·재매입 약정이 남아 있으면 현금은 들어왔는데 매출채권과 차입부채가 나란히 남을 수 있습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위험과 보상을 묻지 않고 통제권 이전만 묻기 때문에, 같은 계약에서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 목차
기준서는 상환청구권을 묻지 않고 익스포저를 묻습니다
문단 3.2.6은 순서가 있는 세 단계입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소유에 따른 위험과 보상의 대부분을 이전했다면 제거한다.
- 대부분을 보유한다면 계속 인식한다.
- 이전하지도 보유하지도 않았다면, 그때 통제를 판단한다. 통제하고 있지 않으면 제거하고, 통제하고 있다면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정도까지 계속 인식한다.
3번이 맨 아래에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실무 대화가 자주 “우리가 통제하지 않으니 넘어간 것”에서 시작하는데, 기준서는 통제를 세 번째로 놓았습니다. 앞의 두 단계에서 결론이 나면 통제는 묻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위험과 보상의 이전은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문단 3.2.7은 양도자산의 순현금흐름의 금액과 시기의 변동에 대한 양도 전후 익스포저를 비교하라고 합니다. 계약서의 명칭이 아니라 노출량의 변화입니다. 양도 뒤에도 변동에 대한 노출이 유의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면, 서류상 매매계약이어도 위험과 보상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입니다.
적용지침은 양쪽 끝의 예를 들어 둡니다. 문단 B3.2.4는 아무런 조건 없이 매도한 경우를 이전의 예로, 문단 B3.2.5는 다섯 가지를 보유의 예로 듭니다. 그 다섯 번째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양도자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신용손실의 보상을 양수자에게 보증하면서 단기 수취채권을 매도한 경우 — 기업회계기준서 제1109호 문단 B3.2.5(5)
매출채권은 대부분 단기 수취채권입니다. 그리고 ‘보증’은 상환청구권이라는 이름으로만 붙지 않습니다. 회수 실패분을 판매기업이 메우는 구조라면 이름이 무엇이든 이 문장 안에 들어옵니다.
세 번째 단계까지 내려간 경우에도 통제의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문단 3.2.9는 통제를 양수자가 그 자산 전체를 독립된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양도에 추가 제약을 할 필요 없이 그 능력을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양수자가 자유롭게 되팔 수 있으면 양도자는 통제를 잃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통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팩토링 계약에 ‘재양도 금지’나 ‘양도인 동의 후 처분’ 조항이 들어 있다면 여기서 걸립니다.
계약서에서 읽어야 할 문장은 다섯 개입니다
‘상환청구권 없음’이 표준약관에 찍혀 있어도, 다른 조항이 그것을 되돌리는 경우가 실무에서 반복됩니다. 텀시트를 받으면 아래 다섯 가지를 먼저 찾는 편이 빠릅니다.
| 계약 조항 | 실제 효과 | 걸리는 단계 |
|---|---|---|
| 신용보강·보증·손실보전 약정 | 회수 실패분을 판매기업이 메운다 | ① 위험·보상 보유(B3.2.5(5)) |
| 후순위 유보금(reserve) | 대금 일부를 유보했다가 회수 완료 후 정산한다 | ① 잔여 신용위험 부담 |
| 초과회수분 정산 조항 | 연체이자·회수액 초과분이 판매기업에 돌아온다 | ① 보상의 잔류 |
| 부실 발생 시 재매입 약정 | 확정가격 재매입이면 노출이 그대로다 | ① 문단 3.2.7의 익스포저 비교 |
| 재양도 금지·양도인 동의 후 처분 | 양수자가 제3자에게 자유롭게 되팔지 못한다 | ③ 통제 보유(문단 3.2.9) |
앞의 네 줄은 모두 첫 단계에서 걸립니다. 상환청구권을 빼는 대신 유보금 비율을 올리거나 손실보전 한도를 붙이는 협상은 판정을 바꾸지 않고 이름만 바꾸는 협상이 되기 쉽습니다.
한 가지 구분을 덧붙이면, 문단 3.2.4는 ‘양도’를 두 가지로 정의합니다. 현금흐름을 수취할 계약상 권리 자체를 넘기는 경우가 하나이고, 권리는 판매기업이 그대로 가진 채 회수한 돈을 팩토링 회사에 넘겨주는 구조가 다른 하나입니다. 후자는 문단 3.2.5의 세 가지 조건(회수하지 못하면 지급 의무가 없을 것, 최초 자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지 못할 것, 중요하게 지체하지 않고 지급하며 재투자 권리가 없을 것)을 모두 충족할 때에만 양도로 봅니다. 판매기업이 채무자에게서 대금을 계속 받아 팩토링 회사에 넘기는 구조라면, 대금을 받을 계약상 권리 자체가 넘어갔는지부터 확인하고, 넘어가지 않았다면 이 조건표를 통과해야 합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위험과 보상을 묻지 않습니다
여기서 갈라집니다. K-IFRS 적용 의무가 없는 비상장 외부감사 대상 회사는 대개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합니다. 외부감사 대상이 아닌 회사는 중소기업회계기준이 기본이지만(「상법 시행령」 제15조 제3호),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중소기업회계기준 제2조). 일반기업회계기준 제6장 문단 6.5는 통제권 이전만을, 그것도 세 요건 전부로 묻습니다.
다음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양도자가 금융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이전한 것으로 보아 매각거래로, 이외의 경우에는 금융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거래로 본다. ⑴ 양도인은 금융자산 양도후 당해 양도자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야 한다. 즉, 양도인이 파산 또는 법정관리 등에 들어갈 지라도 양도인 및 양도인의 채권자는 양도한 금융자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야 한다. ⑵ 양수인은 양수한 금융자산을 처분(양도 및 담보제공 등)할 자유로운 권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 ⑶ 양도인은 금융자산 양도후에 효율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어야 한다. — 일반기업회계기준 문단 6.5
세 요건 어디에도 ‘위험과 보상’이 없습니다. 적용보충기준 문단 6.A1의2는 양도인이 부담하는 환매위험 같은 담보책임에 대해 “매각거래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며”라고 정하고, 실무지침 문단 실6.9도 “상환청구권 유무로 양도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며”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단 6.7은 매각거래와 관련해 부담하는 부채의 예로 “자산양도후 양도자산에 대해 부실이 발생하면 이를 환매하기로 약정한 경우의 환매채무” 를 명시합니다. 즉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부실 환매 약정이 붙어 있어도 통제 3요건만 충족하면 매각거래로 처리하고 환매채무만 부채로 인식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문단 6.6은 그 부채를 공정가치로 평가해 처분손익에 반영하되, 공정가치를 알 수 없으면 처분이익을 인식하지 않는 범위에서 평가하라고 합니다.
같은 팩토링 계약이 한쪽에서는 매각거래이고 다른 쪽에서는 차입거래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소기업회계기준은 더 단순해서, 제8조가 매출채권을 양도하면 그 자산을 대차대조표에서 제거하고 장부금액과 수취한 대가의 차액을 당기손익으로 인식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상환청구권이 붙은 매출채권 양도는,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환매채무만 부채로 남는 매각거래가 될 수 있지만 K-IFRS에서는 채권 전액과 차입부채가 함께 남는 거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K-IFRS로 전환하면 전환일 이후의 팩토링 거래부터 이 차이가 재무제표에 나타납니다.
상장 준비로 K-IFRS 전환을 앞둔 회사라면 시점을 나눠 봐야 합니다. 기업회계기준서 제1101호 문단 B2는 제거 요구사항을 K-IFRS 전환일 이후에 발생한 거래에 전진 적용하도록 정하므로, 전환일 전 거래로 이미 제거한 매출채권을 개시재무상태표에 다시 올리지는 않습니다(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소급 적용을 택할 수 있는 문단 B3의 예외는 있습니다). 대신 전환일 이후의 팩토링은 K-IFRS로 판정하므로, 비교 표시되는 직전 연도 재무제표부터 매출채권과 차입부채가 함께 남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갈리는 것은 부채비율만이 아닙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매출채권 10억원을 넘기고 할인료 3,000만원을 떼어 현금 9억 7,000만원을 받았다고 하겠습니다. 양도 전 부채 20억원·자본 20억원인 회사입니다.
| 제거하는 경우 |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 | |
|---|---|---|
| 매출채권 | 10억원 제거 | 10억원 그대로 남음 |
| 현금 | +9.7억원 | +9.7억원 |
| 부채 | 변동 없음 | 차입부채 +9.7억원(문단 3.2.15) |
| 손익 | 매출채권처분손실 0.3억원 | 기간에 걸친 이자비용 0.3억원 |
| 부채비율 | 20 ÷ 19.7 = 101.5% | 29.7 ÷ 20 = 148.5% |
부채비율은 결과일 뿐입니다. 실제로 더 아픈 자리는 세 군데입니다.
첫째, 차입약정 커버넌트입니다.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한도를 약정에 걸어 둔 회사라면 팩토링 한도를 늘린 것만으로 위반이 될 수 있고, 위반으로 대여자가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 장기차입금이 유동부채로 분류됩니다(차입약정위반 유동부채 재분류). 팩토링과 커버넌트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자금 담당과 회계 담당 사이에서 자주 끊깁니다.
둘째, 실사 조정입니다. 투자 전 재무실사에서 매출채권 잔액과 현금 흐름이 맞지 않으면 그 차이를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재무실사 가지급금 가수금). 리스가 ‘없던 자리에 부채가 생기는’ 일이었다면(리스 사용권자산 부채비율), 팩토링은 ‘빠질 줄 알았던 자산이 안 빠지는’ 일입니다.
셋째, 세무입니다. 「법인세법」 제43조는 법인이 익금·손금의 귀속사업연도와 자산·부채의 취득 및 평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해 왔다면, 이 법과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달리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 기준에 따르도록 합니다. 회계에서 내린 판정이 세무 판단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입니다. 재무제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판정은 결산이 아니라 약정을 고르는 날 끝나 있습니다
여기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도 한 번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에 ‘담보대출’이 붙어 있어 처음부터 차입금이라고 단정하기 쉽지만, 일반기업회계기준 문단 실6.10은 전자방식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양도·할인하는 경우에도 매각거래인지 차입거래인지 판단해야 하고, 상환청구권의 유무는 그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차입거래로 판정되면 문단 6.8에 따라 그 매출채권을 담보제공자산으로 별도 표시합니다. 상품 이름이 판정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은 팩토링과 같으므로, 팩토링과 외담대를 금리만 비교해 고르면 각 계약에서 어떤 판정이 나오는지가 통째로 빠집니다.
실무 순서를 뒤집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산 때 회계팀이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텀시트 단계에서 앞의 다섯 조항을 먼저 읽고 판정을 예상한 뒤 금리를 비교하는 순서입니다. 할인율이 0.5%p 낮은 대신 손실보전 약정이 붙은 조건이라면, 아낀 0.5%p와 위 표의 부채비율 47.0%p를 나란히 놓고 골라야 합니다.
판정 자체는 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협상할 수 있는 것은 계약 조항이고, 그 조항이 판정을 이미 정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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